‘연인과 호텔에서 맞는 뜨거운 새해.’
52쌍의 말레이시아 연인들의 이런 달콤한 꿈은 새해 첫날 새벽, 날벼락으로 변했다. 어쩌면 감옥살이를 해야할 판이다. 말레이시아 이슬람 윤리경찰은 지난달 31일 밤과 1일 새벽 사이 중서부 세랑고르주 도심의 저가호텔을 덮쳐, 밀회를 즐기던 무슬림 미혼커플 52쌍을 적발했다. 말레이시아 이슬람 율법(샤리아)은 무슬림 미혼 남녀가 호텔 객실과 같은 밀폐된 사적 공간에 같이 있을 경우, ‘칼왓’(과도한 근접)으로 처벌할 수 있다. 법적 부부관계가 아닌 남녀가 성행위 등 ‘비도덕적 행위’를 했다는 혐의가 적용된다. 현장에서 적발된 이들은 대부분 학생들과 젊은 공장노동자 등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4일 전했다.
이번 단속은 수십명의 윤리경찰이 새해를 코앞에 두고 호텔의 객실 방문을 두드려 투숙객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셀랑고르주 이슬람부 히다얏 압둘 라니 대변인은 “많은 사람들이 새해 첫날과 같은 주요 공휴일에 이런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대규모 단속을 벌였다”고 밝혔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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