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팔 다독여 ‘내 팔 만들기’

중국, 네팔 다독여 ‘내 팔 만들기’

티베트 단속위해 국경보안 협력 등 유대강화
인도, 중국에 남아시아 영향력 뺏길까 긴장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방미를 놓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국이 요즘 네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유는 역시 티베트 문제 때문이다.

네팔 내무부 장관 빔 라왈은 지난주 중국을 방문해 저우융캉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과 국경 보안 강화 협력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네팔이 중국과의 국경 검문소를 늘리는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18일 전했다. 중국은 그 대가로 네팔 경찰병력 훈련과 이에 필요한 자금을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관측된다. 네팔 정부는 자국내의 반중국적 행위 단속을 약속했다. 반중국적 행위는 네팔 안에 있는 티베트인들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과 네팔이 가까워진 계기는 지난 2008년 3월 티베트 라싸에서 일어난 대규모 반중국 시위였다. 티베트 망명정부 주장으로 당시 200명 이상이 숨진 유혈참사 뒤, 중국은 남쪽 창문 격인 티베트 국경 단속을 강화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것이다. 네팔에는 약 1만2000명의 티베트인들이 살고 있다. 인도에 살고 있는 티베트인들이 네팔을 거쳐 티베트를 왕래하는 일도 잦았다. 네팔 내 티베트인들이 벌이는 반중국 시위가 서구 언론에 보도되는 것도 눈엣가시였다.

미국 뉴스쿨 대학의 아쇼크 구룽은 “2008년 3월 시위 이후 중국은 네팔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재인식했다”며 “중국은 티베트 문제 뿐만 아니라 남아시아 영향력 확대도 계산에 넣고 있다”고 말했다.

네팔은 중국과 유대 강화를 통해 경제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팔 정부는 중국의 철도를 히말라야 근처 네팔 국경까지 확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03년 이후 4배가량 늘어난 대중국 교역량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인도는 중국의 네팔 공들이기를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네팔인들은 네팔의 지정학적 위치를 중국과 인도라는 거대한 코끼리 사이에 있는 조그만 쥐로 묘사하기도 하는데, 이제까지 네팔에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나라는 인도였다. 네팔 통화는 인도 루피화 가치에 묶어 운영되고 있고 인도 내에서 네팔인 노동자 약 100만명이 일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중국이 최근 스리랑카와 파키스탄에 항구를 건설하고 심지어 몰디브와도 협력을 강화하자 민감해져 있다. 중국의 침투로 인도의 남아시아 영향력이 줄까 우려하는 것이다. 카타리는 “인도는 중국이 네팔에 어떻게 접근할지 늘 염려하고 있었다”며 “마치 미국의 먼로독트린처럼 인도는 남아시아를 자신의 뒷마당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