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선거’ 예고…NLD, 정당 자동해산될 듯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정당인 민족민주동맹(NLD)이 총선을 보이콧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선거를 통한 미얀마 군정 종식의 길은 더 흐릿해지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결정을 지지했지만 군부 주도의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권을 없애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30일 전했다.
민족민주동맹의 중앙집행위원 100여명은 전날 옛 수도인 양곤에 모여 투표를 통해 총선 불참을 결정했다. 냔 윈 대변인은 군부가 정한 시한인 5월6일까지 “정당 등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 필립 크라울리 대변인은 “(이번)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며 미얀마의 상황이 ‘실망스럽다’고 군부를 비판했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1990년 민족민주동맹이 압승을 거둔 총선 결과를 무효화하고 의회 없이 통치를 계속하다가, 올해 날짜는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20년 만에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사정부는 유죄 판결을 받은 이는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는 규정을 내세워 수치의 선거 참여를 원천적으로 차단했고, 가택연금 중인 수치가 이에 맞서 지난 23일 민족민주동맹의 선거 보이콧을 요청했다.
<뉴욕 타임스>는 민족민주동맹이 군사정부가 정한 시한인 5월6일까지 정당 등록을 하지 않으면 총선 참여도 불가능할 뿐 아니라 정당 자체가 자동 해산된다고 전했다. 한 대학강사는 <에이피>에 “다가오는 선거에 누구를 뽑아야 하냐?”고 분통을 터뜨렸고, 작가 로버트 테일러도 “이제 민족민주동맹은 역사에서 사라지고 군정은 의도대로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지도부의 틴 우는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평화적 방법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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