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정부, 진압군 본격투입 예고
‘실탄사격 지역’ 선언…25명 사망
‘실탄사격 지역’ 선언…25명 사망
타이 방콕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력한 해산작전이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 유혈사태를 부른 가운데, 타이 군은 본격적인 진압군 투입을 예고했다. 지난 나흘 동안 시가전을 방불케 한 충돌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25명에 이르렀고, 타이 군은 시위대가 결집해 있는 방콕 중심가 일부를 ‘실탄사격 지역’으로 선언했다.
아피싯 웨차치와 타이 총리는 16일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와 “사상자 발생을 막을 최선의 방법은 무장한 시위 참가자들이 해산하는 것”이라며 방콕 일부 지역에 대한 통행금지령 실시 방침을 밝혔다고 <방콕 포스트>가 보도했다. 17일 예정됐던 각급 학교의 개학은 1주일 뒤로 연기됐다.
육군 대변인인 산센 깨우깜넷 대령도 “해산하지 않으면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는) 야영지로 진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타이 군부의 이런 입장은 방콕 시내 라차쁘라송 교차로 일대에서 시위대와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맞서고 있는 군의 본격적인 투입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지난 13일부터 사망자 25명과 부상자 200여명을 낳은 충돌은 16일에도 이어져 군의 발포로 시위대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아피싯 총리는 “임무 수행에 나선 장교들은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다”며 군의 발포를 옹호했다.
외신들은 진압군이 주변 건물에 저격수들을 배치하는 등, 29명의 사망자가 나온 지난달 10일의 충돌 때보다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타이 군은 시위대가 이번 충돌 과정에서 절반 수준인 5000여명으로 줄었다고 주장했지만 시위대의 대항은 더욱 격렬해지는 상황이다. 시위대는 수류탄과 사제 로켓을 쏘면서 맞서고 있다. 미국은 이날 방콕에 있는 자국민들에게 철수를 권고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시위를 이끄는 반독재민주주의연합전선(‘레드 셔츠’)의 한 지휘자가 사태 해결을 위해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개입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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