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반정부시위 전국 확산
북동부 4개주 청사 방화로 파괴
농민-도시 엘리트층 갈등 재점화
농민-도시 엘리트층 갈등 재점화
타이 수도 방콕의 반정부 시위는 19일 진압됐지만, 북·동부 지방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꺼지지 않는 불씨는 언제든지 타이 정국을 삼킬 태세다. 19일 방콕 시위진압 수시간 뒤 타이 북동쪽 4개주 청사가 시위대의 방화로 불탔다. 마닛 와타센 타이 내무장관은 20일 “19일 오후 거의 동시에 4개 주청사가 불붙어 파괴됐다”며 건물의 20~40%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북동부 우돈타니, 우본랏차타니, 콘깬, 묵다한 4개 지역으로, 이들 청사는 주지사의 사무실과 조세, 교육 관련 관청들이 입주한 곳이다. 콘깬에서는 약 2000명의 시위대가 청사 정문을 부수고 들어가 기물들을 파괴했다. 우돈타니에서는 600여명의 시위대가 청사를 둘러싼 뒤 방콕의 유혈진압을 비난하고, 청사에 불을 지르고 관용차량 등을 파괴했다. 시위대는 도로를 가로막고 소방차의 진입도 방해했다고 <방콕 포스트>가 20일 전했다. 타이 정부는 북부 람빵과 치앙마이에서는 당국이 완전히 통제하지 못해 시위가 더 지속됐다고 밝혔다. 타이 시위가 지방으로 확산되면서, 농민을 중심으로 한 서민층과 방콕을 중심으로 한 도시 엘리트 계층간의 갈등이 다시 드러나고 있다.19일 저녁 시위가 발생한 지방은 방콕 점거시위를 벌였던 농민들의 주요 출신지로, 유혈진압에 대한 반감이 강한 곳이다. 북부 치앙마이는 이른바 ‘레드셔츠’ 반정부 시위대가 지지하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고향이다. 이처럼 지방으로 시위가 확산되자, 타이 정부는 19일 실시한 통행금지를 방콕을 포함해 23개주에 사흘간 연장했다. 통행금지가 실시된 지역은 타이 76개주 가운데 반정부 시위대의 활동이 거센 지역이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타이 정부가 19일 방콕에서 두달 넘게 시위를 벌인 레드셔츠 시위대를 해산한 게 오히려 방콕 외 다른 지역으로 문제를 확산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0일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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