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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몽골 50년 만의 ‘혹한’ 가축 820만마리 ‘동사’

등록 2010-06-01 19:38수정 2010-10-29 10:33

한겨울엔 영하 50도…기후변화·유목 규모 커진 탓
“우리 가축을 거의 전부 잃었다. 가축들 사체가 너무 많은데다가 썩으면서 고약한 냄새까지 내고 있다. 묻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몽골 우양가에 사는 데렘벨(50)은 50년 만의 혹한이라는 지난 겨울 뒤 키우던 가축 140마리 중 110마리를 잃었다. 데렘벨이 죽은 가축을 묻기 위해 땅을 판 자리 근처에는 이미 다른 유목민들이 죽은 가축 수백마리를 버려두었다. <에이피>(AP) 통신은 31일 몽골에서 혹한과 폭설이 이어지는 자연재해인 ‘주드’(dzud) 때문에 몽골 전역의 가축 5분의 1가량인 820만마리가 죽었다고 전했다.

보통 4~5월까지 계속되는 몽골의 겨울은 영하 40도 이하로 내려가는 일이 드물지 않지만, 특히 지난 겨울은 영하 50도 아래로 내려가는 날이 잦을 정도로 혹독했다. 인구 290만명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몽골의 유목민들은 궤멸적 타격을 입었다. 지난 5월 초 몽골 거의 전지역에서 재난사태가 선포되고, 유엔(UN)이 구호기금 93만5000달러 모금운동에 나섰다. 우양가 주지사인 푸레브 자가르주셈은 “유목민들에게 가축은 전재산이다. 지금 사태는 회사나 은행으로 치자면 파산상태”라고 말했다.

주드 피해가 심각해지는 원인으로는 지구적 기후변화와 함께 유목의 규모가 지나치게 늘어난 점이 꼽히고 있다. 몽골은 20여년 전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하면서 가축의 수가 갑절 가까이 늘었다. 캐시미어용 털을 내다팔 수 있는 염소의 숫자가 집중적으로 늘어났는데, 염소들이 먹어치우는 풀이 엄청나서 초원이 황폐해지고 있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겨울이 끝나면서 죽은 가축들 사체에 있는 병균들이 유목민과 살아남은 가축들에게 옮는 것을 막는 것이 급선무지만, 일손이 부족한 상태다. 실업자가 된 유목민들이 수도 울란바토르로 이동해 도시 빈민으로 전락할 우려 또한 높다. 2000년대 초반 3년 연속 주드가 계속됐을 때 유목민 수만명이 일자리를 구해 울란바토르로 몰려들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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