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인도 보팔 ‘최대 참사’ 26년 지나 ‘최저 형량’

등록 2010-06-08 19:57수정 2010-06-08 23:00

보팔시 여성들이 7일 보팔 법원 앞에서 인도 법원이 사상 최악의 산업 재해 1984년 ‘보팔 참사’  책임자들을 제대로 단죄하지 않는다며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여성들이 신발로 때리고 있는 사진 속의 인물은
보팔시 여성들이 7일 보팔 법원 앞에서 인도 법원이 사상 최악의 산업 재해 1984년 ‘보팔 참사’ 책임자들을 제대로 단죄하지 않는다며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여성들이 신발로 때리고 있는 사진 속의 인물은
직원 7명만 징역 2년 선고뒤 보석으로 풀어줘
“인도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인도 타블로이드 신문 <메일>은 사상 최악의 산업 재해 ‘인도 보팔 참사’ 발생 26년 만에 책임자 7명에게 징역 2년형이 선고된 것에 대해 8일 이렇게 보도했다. 피해자들과 유가족들도 “가짜 정의일 뿐”이라며 맹비난했다. 앞서 7일 인도 법원은 1984년 12월3일 중부 마디아 프라데시주 보팔시에 있는 미국계 회사 유니언카바이드의 농약 공장에서 맹독성 물질 ‘메틸이소시안염’(MIC) 40t이 새어나와 1만명 넘게 숨진 사건에 대해, 당시 책임자였던 인도인 직원 7명에게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2년과 벌금 10만루피를 선고했다. 26년 만의 첫 단죄였지만 피해자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가벼운 형량이었다.

유니언카바이드의 전 인도인 직원 7명은 보석으로 풀려났다. 유죄판결은 나왔지만 보팔 참사 때문에 징역을 사는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항소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인도 법원은 재판을 오래 끄는 것으로 악명이 높아,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려면 10년 가까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인들은 당시 최고 책임자인 유니언카바이드 전 회장인 미국인 워런 앤더슨이 재판에 얼굴조차 비치지 않은 것에도 분노하고 있다. 앤더슨 전 회장은 84년 사건 발생 뒤 잠깐 구금됐다가 뉴욕 롱아일랜드 호화 저택에서 살고 있다고 <비비시>(BBC)는 전했다.

인도 보팔시에서 참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공식집계로만 26년 전 사건 발생 사흘 만에 3000명 이상이 숨졌고, 이후 후유증으로 숨진 사람까지 합치면 1만5000명이다. 각종 장애를 앓는 사람 등 피해자를 모두 합치면 최소 60만명이 넘는다.

인도 정부는 유니언카바이드와 1989년 4억7000만달러에 합의해, 피해자들이 따로 피해보상을 청구할 길이 막혔다. 보팔시 주민들의 자녀 상당수가 성장이 멈추거나 사지가 뒤틀리는 등 각종 후유증을 앓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자신의 잘못은 아니라고 발뺌하고 있다. 유니언카바이드는 7일 성명을 내 “인도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다시 한번 밝혔다. 유니언카바이드는 다우 케미컬이 1999년 매수 합병한 상태며, 다우 케미컬은 자신들과 보팔 참사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