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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중국·인도 노동자 제몫찾기…‘골디락스’는 없다

등록 2010-06-09 22:19수정 2010-10-28 17:11

‘세계의 공장’ 임금인상 도미노…중국발 인플레 올듯
인도도 노동쟁의 증가세…“중 내수 성장” 긍정론도
* 골디락스 : 고성장에도 물가는 오르지 않는 상태
“이것은 한 시대의 종말의 시작인 것 같다.”

중국 소재 외국계 기업들의 가파른 임금인상 국면에 대해 투자은행 크레디스위스의 이코노미스트 동 타오는 <뉴욕 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외국자본 투자→저임금 노동력 투입→저가품 공급’이라는 세계경제의 지배적 패턴이 변화 조짐을 보인다는 진단이다. 잇따른 자살사건으로 중국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필요성을 부각시킨 폭스콘 공장 소유주인 대만 혼하이(훙하이)정밀의 궈타이밍 회장도 “더는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의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폭스콘은 지난주 임금 30% 인상을 발표한 데 이어 10월부터는 노동자 80만명 중 다수에게 100% 인상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혼다자동차는 광둥성 부품공장 파업에 굴복해 33% 인상을 약속했다. 세계 최대 컴퓨터 모니터 생산업체인 대만계 티피브이테크놀로지는 연초 15% 올린 임금의 15~20% 추가 인상을 발표하는 등, 광저우와 선전 중심의 중국 최대 수출기지인 주장삼각주에서 임금인상 도미노가 진행되고 있다.

최저임금 제도의 영향을 받는 중국 국내기업들에도 인상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베이징시는 지난 3일 최저임금 20% 인상을 결정했다. 다른 지방정부들도 올해 최저임금을 5~27% 올렸다.

급격한 임금인상의 일차적 결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꼽힌다. 티셔츠에서부터 첨단 정보기술(IT) 제품까지, 세계시장에 싸게 공급하던 제품들에 임금인상분이 전가될 것이라는 얘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위기 전까지 10여년간 세계경제가 즐긴 저인플레이션-고성장이라는 ‘골디락스 호황’은 다시 기약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따라붙는다. 당장 폭스콘은 애플·소니 등 주문업체들에 “세계경제의 먹이사슬이 임금인상 문제에 직면했다”며 납품가 인상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출가격 상승까지 보태지면 중국발 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하리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대자동차 인도공장 파업은 9일 경찰이 참여자 200여명을 체포해 이틀 만에 일단락됐지만, 또다른 대형 개발도상국인 인도 노동자들도 심상찮다. 인도에서는 2009년 이후 외국계 공장을 중심으로 분규가 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은 1989~2005년 인도가 중국과 함께 세계시장으로 본격 편입되면서 세계 수출산업 투입 노동력이 3억명에서 8억명으로 불어난 게 전지구적 호황의 결정적 원인이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반면 중국 등이 내실 성장을 할 기회라는 긍정론도 있다. 선진경제권 소비 붐을 부추기며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에 기여한 중국은 정작 자국 소비경제는 방치해왔다. 바이충언 칭화대 경제학부장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거의 모든 부문에서 임금이 빠르게 오르는 것은 아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세계경제 불균형 완화와 중국의 소비대국 부상이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시각이다.

변화의 구조적 원인으로는 중국의 ‘한 자녀 정책’ 결과인 청년층 노동력 공급 부족이 꼽힌다. 중국 경제활동인구가 5년 뒤께부터 내리막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무한할 것 같던 중국의 노동력 공급으로 세계적 차원에서 협상력이 크게 떨어졌던 노동 쪽의 입지 강화도 예상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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