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전력공급 중 ‘다야완 원전’
홍콩에 전력을 공급하는 중국 광둥성 선전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지난달 방사능 누출사고가 일어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발전소 쪽은 경미한 사고여서 외부에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밝혔지만, 홍콩에서는 지각 발표와 원전 운영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선전시 다야완 원자력발전소의 2호 원자로에서 지난달 23일 연료봉의 방사능 물질이 냉각수로 유출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홍콩 정부와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홍콩중톈(CLP)이 15일 밝혔다. 전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번 사고로 방사능이 외부로 유출됐다고 보도하자 이를 반박하면서 사고 사실을 처음 밝힌 것이다.
홍콩중뎬은 보도자료를 발표해 “원자로의 냉각수에서 방사능 요오드 핵종과 방사능 기체 수치 등이 미세하게 상승하는 사고였으나, 냉각수가 금속 용기로 완전하게 밀폐돼 있어 원자력 발전소 가동이나 주민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뎬은 연료봉이 “불완전하게 싸인 것이 사고 원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중국 최초로 해외기술과 자금을 도입해 1994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다야완 원전은 홍콩에서 50㎞ 떨어져 있으며 2기의 원자로에서 각각 984MW의 전력을 생산해 홍콩 전력 사용량의 4분의 1을 공급한다.
하지만 홍콩 입법회 의원들과 핵발전소 반대자들은 소규모 사고를 오랫동안 비밀에 부친 경위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홍콩 정부가 정확한 조사를 벌여 시민들에게 관련 내용을 분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다야완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였던 입법회 전의원 핑즈훠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그들 주장대로 경미한 사고였다면 관련 사실을 완전히 공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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