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봉제노동자 5만명 거리 시위…“1달 8만원은 달라”
세계의 저임금 구조를 떠받들고 있는 중국, 인도에 이어 방글라데시에서도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파업 시위가 격렬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수도 다카 인근에 있는 의류 제조공장 단지의 노동자 등 시위대 5만명이 19일 최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해 경찰 40여명을 포함해 140여명이 부상했다고 노조 쪽은 주장했다.
다카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애슐리아 산업지구 내 노동자들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한달 최저 임금을 5000다카(8만7600원)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이 단지의 한달 평균 임금은 2000다카(3만원) 수준이다. 2006년 노동자·사용자·정부 사이에 합의된 최저임금은 월 1662다카다.
이날 시위는 단지 내 한 공장의 노동자 7000명이 작업장을 뛰쳐 나와 공장 부지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됐다. 이들이 시위를 벌인 지 얼마 안 되어 수천명이 합류하는 등 약 5만명이 거리를 메웠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시위사태는 수시간만에 진정됐으나 단지 내 공장 최소 76곳이 시위대의 공격을 우려해 문을 닫았다.
지난해 방글라데시 전체 수출액 155억6000만달러 가운데 의류 수출은 거의 80%에 이르고 있으며, 대부분이 여성들로 이뤄진 의류 봉제부문 노동자들이 전체 산업 노동자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제품을 공급받는 월마트, 테스코, 까르푸 등 거대 유통업체와 리바이 스트라우스(리바이스) 등 다국적 의류기업들은 애슐리아와 칸추푸르 등 주요 의류봉제 생산기지에서 임금 인상 요구가 잇따르자 지난 1월 방글라데시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 임금은 최저 생계비에 못미치며 불만을 확산시키는 요인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임금인상 요구를 부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나 의류봉제 부문 사용자단체들의 반발로 인해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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