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동부 라호르시 이슬람 성지인 다타 다르바르 사원에서 1일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42명이 숨진 사건현장을 보안 관련자들이 조사하고 있다. 다타 다르바르 사원은 수피즘 성인이 묻혀 있는 이슬람 성지로, 두 차례 테러 과정에서 사망자 외에도 180여명이 다쳤다. 아직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단체는 없지만, 수피즘을 이단으로 간주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라호르/AFP 연합뉴스
‘수피교 사원테러’ 배후로 지목
3년전 결성된 자생적 무장단체
3년전 결성된 자생적 무장단체
파키스탄 제2의 도시인 동부 펀자브주 라호르시에서 1일 42명이 숨지고 180명이 다치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그동안 주요 테러사건은 아프가니스탄에 근거지를 둔 탈레반의 소행으로 의심받았으나, 파키스탄에서 자체 조직된 이른바 ‘가지군’이 새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테러는 라호르 시내 중심의 수피교 성인이 묻혀있는 이슬람 성지인 다타 다르바르 사원에서 두 차례 벌어졌다. 첫번째 테러는 방문객들이 기도에 앞서 잠을 자거나 씻는 지하의 큰 방에서 벌어졌고, 두번째 테러는 참배객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사원 앞의 뜰에서 발생했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직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단체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동안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수피교를 이단이라고 간주하고 공격해왔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당국은 최근 3년 사이 자국에서 발생한 주요 테러사건이 새로운 국내 무장단체의 범행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일 전했다. 가지군은 2007년 7월 파키스탄 보안군의 ‘붉은 사원’ 공격으로 수백명의 학생들이 숨진 사건에 격노한 친척 등이 구성했다. 이 사건 이후 자발적으로 구성된 반정부군은 희생된 학생 대표의 이름을 따 가지군으로 불린다.
가지군은 북서부 오라크자이를 근거지로 이 지역을 장악한 파키스탄 탈레반과 공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단체는 지난해 10월 이슬라마바드에 벌어진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소 폭탄테러, 2007년 9월 22명이 숨진 군사시설 폭탄공격 등 주요 테러사건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에이피> 통신은 가지군의 성장은 과거 카슈미르 영토분쟁 등을 둘러싸고 인도와 싸움을 벌이기 위해 정부가 지원했던 무장세력들이 정부에 불만을 품고 테러에 나서고 있는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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