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오는 11월7일 20년 만에 처음으로 총선이 실시된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지난 7월 2010년 안에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지만, 날짜를 밝히진 않았다. 13일 관영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통해 총선 날짜를 공표하면서, 선거관리위원회는 상하 양원과 지역의회에 출마할 후보자들을 위해 330개 선거구도 확정했다.
지난 50년간 군사정권 아래 있었던 미얀마에서 총선은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압승했던 1990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처음으로 치른 민주총선 이후 군부는 선거를 무효화했고 90년대 중반부터 수치를 가택연금해왔다. 지난 1962년 군부 쿠데타 이래 2007년 대규모 민주화시위에 대한 유혈진압에 이르기까지 미얀마의 민주화는 좌절을 거듭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이 미얀마 민주화의 계기가 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우선 군부가 올해 초 수치 등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은 선거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 새 선거법을 발표하면서,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은 총선 참여 거부를 결정한 뒤 해산된 상태다. 민주주의민족동맹 해산을 둘러싼 내부 논쟁 이후 일부 구성원들이 민족민주주의세력(NDF)이란 정당을 결성해 총선에 참여하게 됐지만, 전체적으로 38개 등록정당이 난립하면서 집권당의 손쉬운 승리가 점쳐진다.
미얀마 군부는 총선을 통해 국제사회의 압력을 완화하면서 집권 연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노리고 있다. ‘군복을 입지 않은 군부의 지배’인 셈인데 이를 위해 총리와 22명의 각료들이 전역해 민간인 신분으로 탈바꿈해 총선에 참여할 예정이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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