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에 ‘헝 의회’ 열릴듯…노동당에 무게 실려
오스트레일리아가 지난 21일 총선 이후 1주일째 어느 정당도 다수파 구성을 못함으로써, 70년만의 ‘헝 의회’ 개막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7일 현재 총 150석 중 집권 노동당이 72석, 자유-국민연합이 73석, 무소속 4석, 녹색당 1석을 차지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부재자 투표 등의 결과까지 포함한 최종 결과는 다음달 3일 발표되지만, 이변이 없는 한 결과는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오스트레일리아 하원이 ‘안정되지 못하고 매달려 있다’는 뜻의 헝 의회 상태로 문을 연 것은 지난 1940년이 마지막이었다. 집권 노동당과 자유-국민 연합은 헝 의회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소위 ‘킹 메이커’인 무소속과 녹색당에 구애 경쟁을 펼쳐왔지만, 아직 성과가 없다.
노동당이 킹 메이커들과의 교섭에서 일단은 유리한 고지에 선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소속 줄리아 길라드 총리는 27일 녹색당과 정부 구성에 대한 생산적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녹색당 쪽도 대화가 생산적이었다며 맞장구를 쳐주었다.
반면, 자유-국민연합은 무소속 후보들의 지역 예산 배정 요구에 대해 일부 수용 불가를 나타냈다. 자유-국민 예비내각(섀도 캐비닛)의 재무장관 앤르루 롭은 “무소속 당선자들이 요구한 선심성 공약 예산 전망치 자료 제출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며 “무소속을 끌어들여 차기 내각을 구성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헝 의회 상태가 지속되든지 아니면 노동당이나 자유-국민연합 어느 쪽이 킹 메이커들을 끌어들여 내각을 구성하든지 간에, 이번 정권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정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온라인 베팅업체 스포팅베트도 일반인들의 내기 결과에 기반해 이번 정부가 2011년에 조기총선을 실시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