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당선자 둘, 길라드 지지
17일만에 150석중 과반수 확보
17일만에 150석중 과반수 확보
“정국 안정에 대해 주로 고민했다. 결국 (집권 노동당의) 줄리아 길라드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수많은 카메라에 둘러싸인 오스트레일리아 총선 무소속 당선자 롭 오크샤트와 토니 윈저는 7일 공동으로 노동당 지지를 밝혔다. 이들의 선언과 함께 지난 17일 동안 표류하던 오스트레일리아 집권 정당 향배가 갈렸다. 길라드의 노동당이 천신만고 끝에 차기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과반의석(전체 150석 중 76석)을 확보한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총선일이던 지난달 21일 이후 무소속 의원들의 행보에 눈과 귀가 쏠렸다. 총선 결과 노동당 72석, 자유-국민연합 73석, 녹색당 1명, 무소속 4명 등으로 의석 분포가 갈려 어느 정당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녹색당 의원 1명과 무소속 의원 1명의 지지를 확보한 노동당이 앞서갔지만, 남은 무소속 3명이 공동 행동을 펼칠 것을 밝히면서 상황은 알 수 없게 됐다. ‘무소속 트리오’의 공동 행동에 따라 자유-국민연합이 과반을 획득할 수도 있었다.
이들의 공동 행동 원칙은 7일 밥 캐터 의원이 혼자 자유-국민연합 지지를 선언하면서 깨졌다. 캐터 의원은 노동당 정부가 거대 자원개발 업체들에 고율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계획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남은 두 무소속 의원이 캐터 의원과 달리 노동당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오스트레일리아 총선의 막이 내리게 됐다. 길라드 현 총리도 이변이 없는 한 총리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길라드 총리와 노동당 앞에 놓인 길은 험하다. 자력으로 하원 과반 의석을 얻은 정당이 없는 이른바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이어지면서 정국 불안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무소속 의원들은 사안에 따라 독립적 투표를 할 수 있다는 뜻을 강력히 밝히고 있다. 길라드 총리의 정치력과 협상력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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