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 슈웨(왼쪽 사진), 마웅 에이(오른쪽)
1인자는 군부에 남아
20년 만에 총선을 치르는 미얀마 군부의 노림수는 뭘까?
전문가들은 다음달 7일 치러지는 총선은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의 압승으로 끝난 1990년 5월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888혁명’의 기억이 생생하던 1990년과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미얀마 군부는 이른바 ‘질서 있는 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해 지난 20년 동안 권력을 제도화할 준비를 해왔고, 2005년 현재 미얀마 인구의 40% 정도(2280만명)를 차지하는 친군부 대중조직인 연방단결발전협회(USDA)도 활동중이다. 군부가 지명하는 ‘25% 의석’이라는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다.
현재 군부의 1인자는 국가평화발전평의회(SPDC) 의장 탄 슈웨(77·왼쪽 사진), 2인자는 부의장 마웅 에이(73·오른쪽)다. 2008년 성립된 미얀마 헌법에 따라 현직 군인은 이번 총선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탄 슈웨와 마웅 에이를 제외한 슈웨 만(63) 참모총장(서열 3위), 테인 세인(65) 총리(4위), 틴 아웅 민 우(63) 군수본부장(5위) 등 군 수뇌부는 모두 퇴역해 여당이라 부를 수 있는 연방단결발전당(USDP)에 입당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6월에 예편해 연방단결발전당 대표가 된 테인 세인이 총선 이후 민간 총리 또는 대통령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군부를 장악하고 있는 탄 슈웨는 배후에서 1인자로서 권력을 놓지 않을 전망이다.
박은홍 성공회대 교수(동남아 정치)는 “이번 선거가 일반적인 민주주의의 기준으로 볼 때 여러 문제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공식적이고 합법적인 공간에서 활동할 기회가 없던 민주화 세력에게 최소한의 활동 공간이 생긴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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