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언론 “총선직후 90일간 비상사태 선포”
미얀마 총선이 불공정 시비에 휩싸이면서, 소수민족 반군과 정부군 사이에 교전이 벌어지고 비상사태 선포설이 나오는 등 총선 후유증이 커질 조짐이다.
미얀마 군정과 휴전을 선언한 민주카렌불교군(DKBA) 가운데 정부와 협력을 거부하고 있는 일부 세력은 7일 타이와의 접경지대인 카렌주 미야와디 지역의 경찰서와 우체국 등 관공서를 점령하고 정부군과 교전을 벌였다. 양쪽의 교전은 8일 오후까지도 이어졌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3명이 숨졌으며 1만여명의 피란민이 국경을 넘어 타이로 밀려들었다. 미얀마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소수민족들은 최근 들어 군정이 자신들의 권리를 박탈하면 내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타이 영문일간 <네이션>은 뉴질랜드 매체를 인용해, 미연마 군정이 총선 직후 9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이 기간 정치 집회가 금지되고 병사들이 병영을 떠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난민이 넘어오는 접경지대의 타이군 사령관은 8일 “미얀마 정부군이 미야와디 지역의 통제권을 되찾고 있는 것 같다”며 “상황이 통제되는 대로 미얀마 난민들을 미야와디 지역으로 되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5여단’으로 알려진 반군 지휘관은 카렌정보센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요한 전략거점들을 점령했으며 국경수비 정부군 60여명을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총선에선 군정이 후원하는 통합단결발전당(USDP) 관계자는 이날 “우리가 전체 의석의 90%를 얻어 압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미얀마 정부 관계자는 총선 투표율이 60% 이상으로 추정되며 공식 개표 결과 발표까지 1주일 정도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선 야권의 총선 보이콧 영향으로 투표율이 35%를 밑돌았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조일준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