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아시아·태평양

미얀마 정부군과 충돌로 2만명 피난길, 카렌족의 비극 언제까지…

등록 2010-11-10 09:08

미얀마 ‘반쪽’ 총선 후폭풍
독립 요구해온 소수민족…투표권 박탈당해
강압통치에 반발 경찰서 등 공격하며 전투
20년 만에 치러진 미얀마 총선 이후, 소수민족 카렌족이 다시 시련을 맞고 있다.

총선 다음날인 8일부터 이틀 연속 타이와 국경지대인 미야와디에 거주하는 카렌족 반군과 미얀마 정부군 사이 전투가 벌어지며, 최소 2만명이 타이 매솟으로 피난을 떠났다. <에이피>(AP) 통신은 아이를 업은 여성들과 짐을 진 남성들이 강을 건너고 있다고 전했다. 확인된 부상자는 최소 10명이지만, 타이 <네이션>은 미얀마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사태로 최소 3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카렌족을 포함한 소수민족들은 이번 총선이 불공정하다고 비난해왔으며, 총선 뒤 중앙집권이 강화될 경우 내전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해왔다. 여기에 미얀마 군사정부가 카렌족 반군에게 미얀마 국경수비대로 편입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 전투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 카렌족 반군의 하나인 민주카렌불교군(DKBA) 5여단 1000여명이 8일 미야와디 지역 경찰서 등을 공격하자, 미얀마 정부군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카렌족은 미얀마가 영국에서 독립한 이듬해인 1949년 독립을 선언하고 정부군과 싸워왔던 대표적 소수민족이다. 카렌민족해방군(KLNA)은 1988년 민주화 시위 실패 뒤 찾아온 학생들에게 캠프와 무기, 군사훈련을 제공하기도 했다. 민주카렌불교군은 카렌민족해방군에서 떨어져 나와 미얀마 군사정부와 휴전협정을 맺었던 분파였지만 이제 정부와 맞서게 됐다.

미얀마 정부군은 카렌족의 저항을 누르기 위해 강하게 억압해왔다. 반군 마을을 점령하면 마을 주민 전체를 강제 이주시켰으며, 처형과 학살 소문도 많았다. 카렌족 400여만명 중 11만여명이 이번 사태 이전부터 미얀마 정부군의 탄압을 피해 타이 난민캠프에 머물고 있으며, 수십만명은 정글 속에서 미얀마 정부군을 피해 도망다니는 ‘내부 난민’이 됐다.

카렌족뿐 아니라 이번 총선은 미얀마 소수민족에게 큰 고난이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등을 들어 소수민족이 많은 5개주에서 투표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5000만명이 넘는 미얀마 인구 중 40%를 차지하는 소수민족 상당수가 투표권 자체를 박탈당했다. 미얀마 군부와 비교적 친화적인 20여개 소수민족 정당이 총선에 출마했지만, 의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 미얀마 소수민족들은 자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총선 뒤 구성될 정부에서 대통령은 각 주의 최고위직을 임명할 수 있고 수시로 비상사태도 선포할 수 있게 되어 있어 소수민족에 대한 통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카렌민족연합(KNU)의 지포라 세인은“이번 선거는 버마 민족 다양성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비비시>(BBC)에 말했다.

총선 개표가 진행중인 가운데 미얀마 군사정부 인사들의 정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 관계자는 이날“우리가 전체 의석의 9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