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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미얀마 ‘민주화 바람’ 다시 불까

등록 2010-11-15 08:26

아웅산 수치 관련 연표
아웅산 수치 관련 연표
‘풀려난 수치’에 나라 안팎 기대감
“누구와도 대화할 것”
민주화세력 단결 호소
군정 재구금 위험 남아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치(65)가 13일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공개활동에 나서면서, 미얀마에선 흥분과 기대가 넘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향후 정치 과정과 수치의 재구금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도 엿보인다.

수치는 13일 연금해제 직후와 14일 자신이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당사에서의 첫 공개연설을 통해 민주화세력의 단결과 국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14일 연설에서 그는 “나라와 민주주의를 위해 일하는 누구와도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적 화해는 차이를 인정한다는 뜻”이라며 나를 그토록 오래 감금한 정부에 대한 나쁜 감정은 없다”고도 했다. 군정에 빌미를 주지 않으면서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얀마 국민들은 수치의 석방에 벅찬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13일 수치의 집 앞에서 지지자 수천명과 함께 있던 대학생 틴틴유(20)는 <에이피>(AP) 통신에 “최근 총선이 낯뜨거운 것이었다는 것을 모두 알지만, 군사정권은 총이 있는데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는가”라며 “수치는 우리나라를 민주화할 유일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치와 미얀마 민주진영 앞에 놓인 과제는 간단치 않다. 무엇보다, 수치가 1989년 이후 지금까지 수차례 되풀이된 가택연금으로 15년을 외부와 격리된 채 살아온 탓에 혼자 힘으로 지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언제든 재구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얀마 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14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수치는 완전히 자유다. 아무 조건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는 수치의 행보와 미얀마의 정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치의 석방은 미얀마 군정이 지난 7일 사실상 야당 출마를 봉쇄한 싹쓸이 총선과 인권억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런던 정경대에 망명중인 반체제 인사 마웅 자르니는 <에이피> 통신에 “수치의 석방은 야당이 다시 힘을 얻고 조직을 정비할 기회이지만, 군사정부의 ‘전술적 조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타이에 본부를 둔 미얀마정치범후원회의 보치 사무국장은 “공정한 사법부가 없고 시민적·정치적 권리가 범죄시되는 미얀마의 현실에서, 수치는 끊임없이 재연금 위협을 느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총선 때 선거 보이콧을 둘러싼 노선 차이로 분열된 민족민주동맹 등 야권을 다시 하나로 모으는 것도 과제다.

국제사회 지도자들은 수치의 석방을 환영하면서 미얀마 군부에 경고도 함께 보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자유는 수치의 권리이며, 버마 정부는 앞으로도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수치가 활동과 발언에서 제약 없는 자유를 누리고 완전한 정치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인 남편 마이클 에어리스를 1999년 암으로 잃은 수치가 미국과 영국에 각각 살고 있는 두 아들 알렉산더와 킴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수치는 아들을 만나게 해주겠다는 군부의 제안을 출국 뒤 다시 귀국하지 못할까 우려해 거부해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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