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쥔
AG 유력 금메달 후보 1차전서 탈락
한국계 심판 탓하며 반한감정 폭발
총통까지 나서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계 심판 탓하며 반한감정 폭발
총통까지 나서 “받아들일 수 없다”
지난 17일 열린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태권도 여자 49kg급 예선 1차전.
이번 대회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대만의 양수쥔(25·사진)은 종료 12초를 남기고 베트남의 부티하우를 맞아 9-0으로 앞서고 있었다. 양의 낙승이 예상되던 순간 아시아태권도연맹의 중국인 부총재 자오레이가 양이 발에 부착하고 있던 센서에 문제를 제기했다. 점검 결과 그가 규정에 어긋난 장비를 착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한국계 필리핀인 심판은 양의 실격패를 선언했다. 양은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내며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19일 “대만인들이 자국 태권도 선수의 실격으로 한국 수출품의 보이콧과 같은 격렬한 반한감정을 폭발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인들은 지난 18일 한국계 심판을 지목하며 대만 행정원 체육위원회(체육부) 앞에서 태극기를 태우고 한국산 라면을 짓밟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 한 누리꾼이 페이스북에 “한국의 모든 것을 보이콧하자”는 페이지를 개설하자 이틀 새 34만명이 앞다퉈 서명했다. 대만 ‘중앙라디오’는 “이번 반한 정서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만의 영어 일간지 <타이베이타임스>는 “일부 대만인들은 ‘한국과 중국이 짜고 이번 일을 저질렀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소개하기도 했다. 양의 탈락으로 중국 선수 우진쥐가 어부지리 금메달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정치권으로도 불똥이 튀었다. 제1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 주석은 “국민당 정부는 특히 주권 문제에는 늘 중국에 경도돼 있고 우리 태도를 충분히 강조하지 않는다”며 “그 결과 (우리 선수가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도) 일선의 관리들은 충분히 이 문제에 항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마잉주 총통은 17일 밤 대변인을 통해 “대만인들은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체육위원회에 양의 권리를 지킬 것을 명령했고 대회 주최 쪽이 이번 일을 재검토해 더 나은 결과를 내놓길 희망한다”는 성명을 내놨다.
다이샤링 체육위원회 주임위원(장관)도 같은 날 “아시아태권도연명이 이 사건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않으면 이번 건을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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