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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수치 “김 전대통령은 민주화투쟁 귀감”

등록 2010-12-20 09:03

이희호씨 서신에 답장
이희호 “당신은 고난·역경 이겨낸 승자”
이희호 여사께

당신의 친절한 편지와 돌아가신 당신 남편의 작은 시집(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일기 책자를 가리키는 듯)을 보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제가 한글을 알아서 직접 읽을 수 있다면 좋았을 텐데요.

고 김대중 대통령께선 큰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분입니다. 이곳 버마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일하는 우리 모두는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을 때 쓸쓸함을 느꼈습니다. 그분은 대한민국의 최고 직위에 오른 뒤에도 야당 시절과 똑같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 곁을 지켜준 진정한 친구였습니다. 우리는 김 전 대통령의 고귀한 지지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가 자유롭고 평화롭고 번영된 버마를 건설하는 투쟁을 벌이는 길에서 하나의 귀감이자 영감으로 남을 것입니다. 새해에도 당신의 행복과 건강을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12월16일 아웅산 수치 드림

“김대중 전 대통령께선 큰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분입니다. 이곳 버마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일하는 우리 모두는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을 때 큰 상실감을 받았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가 자유롭고 평화롭고 번영된 버마를 건설하는 투쟁을 벌이는 길에서 하나의 귀감이자 영감으로 남을 것입니다.”

<한겨레>가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의 양해를 얻어 볼 수 있었던 아웅산 수치의 답장 편지(사진) 몇 구절이다. <한겨레>는 수치와의 인터뷰가 확정된 뒤 김대중평화센터에 수치에게 보낼 메시지를 조심스레 요청했고 이희호씨의 편지를 이번 인터뷰 때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수치 석방과 미얀마 민주화에 보낸 관심은 각별했다. 1994년 아·태 민주지도자 회의를 창설해 수치에 대한 지원 문제를 논의했고, 2007년에는 미얀마 민주화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 다른 국제지도자들과 함께 미얀마 방문 비자를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 같은 해 서울에서 ‘버마 민주화의 밤’을 개최해 성금 4만달러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 “한국이 독재에 시달릴 때 세계의 민주인사들이 성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도울 차례”라고 말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의 조모아 고문은 지난해 김 전 대통령 장례식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켰다.

이희호씨는 편지에서 “수치 여사께서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승자입니다. 제 남편이 생전에 수치 여사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것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두 분이 만날 수 있었다면 아시아 민주주의 발전에 큰 공헌을 했으리라 믿습니다”라고 연금해제를 축하하며, “버마의 완전한 민주주의”를 기원했다.

수치는 인터뷰 도중 이희호씨의 안부에 이어 김 전 대통령 자녀들의 안부도 자세히 물었다. 이씨의 편지를 읽더니 답장을 쓰겠노라고 했다. 생전에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 수치의 말대로 대통령직에 오른 뒤에도 ‘변함없는 지지’를 보냈던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와 존경심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는 듯했다. 양곤/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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