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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당사 주변엔 사복경찰 감시 삼엄…시민들 ‘불이익 당할라’ 접근피해

등록 2010-12-20 09:07

아웅산 수치는 여전히 미얀마에서 ‘영웅’인 동시에 ‘위험인물’이었다. 지난달 5일 가택연금에서 해제된 뒤 그가 거의 매일 출근하는 양곤의 민족민주당사 건물 부근엔 사복경찰들의 감시가 계속되고 있었다.

수치와의 인터뷰는 30여분 남짓이었지만 성사까진 쉽지 않았다. 현지의 민족민주동맹 관계자에게 인터뷰 요청을 하며 이메일을 보내려 했지만 “이메일은 감시를 받으니 안 된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후 한국에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벌이고 있는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nldla.or.kr) 인사들을 통해 몇차례 조정과 한차례 출국을 연기한 끝에 인터뷰를 확정할 수 있었다.

인터뷰는 통역 없이 진행됐다. 현지에서 통역을 해줄 만한 사람들과 접촉했지만, 번번이 “나중에 어떤 불이익을 받을지 알 수 없다”고 거절당했다. 미얀마인 렌터카 운전기사는 인터뷰 당일 민족민주당사 앞에서 기자를 기다리다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어느 호텔에 묵는지, (기자가) 어느 회사 소속인지” 캐묻는 사복경찰과 마주쳤다며 “회사에서도 다시는 그곳에 가지 말라는 접근금지령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17일 수치의 답장을 받기 위해 다시 한번 당사로 가자는 요청에 “데인저”(danger)라고 말하며 거부하는 바람에, 옥신각신 끝에 민족민주동맹 당사 근처 호텔에 차를 세우고 50m가량 직접 걸어가는 것으로 타협했다.

미얀마 거주 한국인들은 당사 앞에는 언제나 사복경찰들이 지키고 서 출입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 상부에 보고한다고 귀띔했다. 양곤 시민들이 즐겨 찾는 인야 호수의 건너편에 위치한 수치 집 주변은 가택연금 해제 전까지 통행금지지역이었다.

인터뷰 뒤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사람들이 수치에게 꼭 전해달라던 홍삼차를 건네니, 수치의 얼굴은 고마움과 그리움으로 환해지기도 했다. 서울로 돌아와 민족민주동맹 사람들에게 수치의 사진을 전할 예정이다. 10년 넘게 미얀마에 입국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수치의 최근 사진은 귀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양곤/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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