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참여한 야당 “국제사회는 뭘 했나” 불만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와 그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은 지난달 실시된 20년 만의 총선을 거부했지만 상당수 야당은 참여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군사정권의 민정이양에 대한 ‘들러리’가 된 셈이지만, 야당 인사들은 “참여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현실 정치 참여를 둔 민주화 세력의 고민과 분열은 깊어보였다.
민족민주동맹의 선거 보이콧 결정을 거부해 따로 나와 당을 꾸린 민족민주세력(NDF)의 탄 니에인 대표도 이번 총선이 미얀마 군사정부가 짜놓은 각본에 따른 총선이라는 점은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선거에 부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우리가 예상한 정도 이상이었다”며 “우리 후보자 가족이 투표하러 갔는데 이미 그 이름으로 먼저 투표한 사람이 있어 투표를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야당인 민주당의 투 와이 대표는 “이중 삼중으로 투표한 사람이 많다”며 “개표 과정도 극히 일부만 공개돼 정부가 어떤 식으로 개표를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민족민주세력은 이번 총선에서 16석, 민주당은 3석을 얻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직 총선 공식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총선 자체가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흔들었다. 민주당의 투 와이 대표는 “미얀마 군사정권의 역사는 50년을 육박한다”며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는 것을 두려워한다. 한꺼번에 모든 것이 바뀔 수는 없고 차근차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양곤/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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