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에 서버 두고 IP주소 입력해와…“온라인 활동 강화 움직임”
북한이 국가 도메인(.kp) 이름을 활용한 인터넷 접속을 곧 시작할 것이라고 정보기술 전문 미디어인 ‘아이디지’(IDG)의 마틴 윌리엄스가 4일 인터넷 매체와 트위터 등을 통해 밝혔다. 북한의 이번 조처는 인터넷의 개방성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은 2007년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아이칸, ICANN)에서 인터넷 국가도메인인 kp(남한의 경우 kr)를 부여받았으나 도메인 네임 서버(DNS 서버)를 쓰지 않고 그동안 중국 등에 서버를 두고 숫자로 된 아이피(IP) 주소를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극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인터넷에 접속해왔다. 예를 들면,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사이트는 www.kcna.co.kp가 아니라 www.kcna.co.jp였으며, 지난해 하반기 개설한 트위터 서비스도 중국 인터넷망이나 국외 장소에서 운영해왔다. 2003년 이후부터는 국가도메인(kp)을 사용해서 일부 홈페이지를 열었으나 이는 외부와 연결되지 않은 내부 인트라넷인 ‘광명’에서만 통용되도록 했다.
북한에 처음 이동전화 서비스를 제공했던 타이의 록슬리 퍼시픽사가 투자한 ‘스타 조인트 벤처’는 지난해 상반기 <조선중앙통신> 등 1024개의 인터넷 주소 등록을 마쳤으나 이번에 비로소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조처를 취하게 된 것이다.
윌리엄스는 “북한은 자체 인트라넷을 갖고 있음에도 이를 외부 인터넷망과 연결시키지 않음으로써 주민들을 외부 세계로 연결하는 인터넷 접근을 막았다”며 “온라인 활동을 강화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윌리엄스는 북한이 인터넷 개방을 확대하는 이런 조처를 지난해 10월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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