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홍수피해 지역
전력끊기고 주민 대피령
주변 도시는 전체가 잠겨
시드니로 홍수 확산 우려
* 브리즈번 :인구 200만 ‘제3의 도시’
주변 도시는 전체가 잠겨
시드니로 홍수 확산 우려
* 브리즈번 :인구 200만 ‘제3의 도시’
오스트레일리아 제3의 도시 브리즈번 중심가는 11일 홍수 때문에 유령도시로 변했다. 상점은 문을 닫았고 사람들은 고지대로 대피했다. 지난 11월부터 집중적 홍수 피해를 입은 이 나라 동부 퀸즐랜드주에서는 사망자 22명, 실종자 40여명이 나왔고, 브리즈번강 범람 우려가 커져 주도인 인구 200만명의 도시 브리즈번까지 위협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헬리콥터를 동원해 인명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고, 퀸즐랜드주 정부 비상사태 관련 책임자인 닐 로버츠는 이번 홍수 사태를 “내륙의 쓰나미”라고 말했다.
브리즈번시는 저지대 주택 수천채가 이미 침수됐으며, 추가로 가옥 1만9000채와 상점 3500채가 침수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브리즈번시 당국은 시를 관통하는 브리즈번강의 수위가 1974년 홍수 때의 5.45m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으며, 높아진 강물 수위는 15일까지 낮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브리즈번 주변의 위번호댐, 서머싯댐도 만수위에 근접한 상태다. 브리즈번시 긴급대피센터에는 수만명이 피난중이며, 시 당국은 집에 있는 시민들에게 식량과 생수를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전력회사는 전력차단을 준비중이고, 저지대에는 이미 상당수 전기가 끊겼다. 퀸즐랜드주 전체로는 약 7만여가구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퀸즐랜드주의 터움바와 입스위치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브리즈번 서쪽에 있는 터움바는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어 사망자가 10명 가까이 된다고 <비비시>(BBC)는 전했다. 터움바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군 700명이 파견됐다. 피해지역의 집들은 처참히 부서지고 자동차가 물에 둥둥 떠다니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브리즈번 시내와 인접한 입스위치는 홍수로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길 상황까지 몰렸다. 입스위치 시장 폴 피사살레는 “홍수가 도시를 집어삼키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는 오스트레일리아 경제 전체를 휘청이게 하고 있다. 홍수 피해를 입은 퀸즐랜드주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주력 수출품목인 석탄 생산 지대이다. 중앙은행 워릭 매키빈 이사는 “이번 홍수로 석탄 생산 감소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국내총생산(GDP)의 1% 정도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내총생산 1%는 약 130억 오스트레일리아달러에 해당한다. 퀸즐랜드주 지방 곡물 생산도 타격을 입어 오스트레일리아 식료품 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최근 2주 동안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토마토 가격이 200% 상승하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오스트레일리아 홍수를 불러온 폭우의 원인이 라니냐 현상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폭우는 최근 잦아들고 있지만, 이미 수위가 높아진 강물 때문에 홍수 피해는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홍수는 이제 남쪽으로 진행돼 오스트레일리아 최대 도시 시드니가 있는 뉴사우스웨일스 쪽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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