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보단 3D
성인영화 입체 리메이크
본토서 원정관람 ‘대박’
본토서 원정관람 ‘대박’
성인영화의 돌파구는 3디(D)?
홍콩 박스오피스 집계 결과, 입체영상(3D)으로 리메이크된 에로영화 <옥보단>이 개봉 첫날 278만 홍콩달러(3억8600만원)를 벌어들이며 <아바타>의 기록을 깼다고 <비비시>(BBC) 등이 20일 전했다. 개봉 5일이 지난 현재 흥행 성적은 1700만홍콩달러(23억6300만원)에 이른다.
1991년 만들어진 동명의 원작영화를 리메이크해 세계 최초의 에로 3디 영화로 기록된 이 영화에는 200만달러의 제작비가 투입했다. 엄청난 흥행은 이 영화를 보러 홍콩으로 넘어온 중국 ‘본토인’들의 힘과 실감나는 장면을 보고 싶어하는 호기심이 함께 작용한 덕분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대만에서 이 영화를 본 저스틴 라이(32)는 <아에프페>(AFP) 통신에 “나는 영화관에 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이 영화는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제작자인 스테판 쉬우는 “사람들은 언제나 3디 기술이 이런 콘텐츠에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나는 그 열망을 스크린에 옮겼을 뿐”이라고 <에이피>(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옥보단>의 흥행으로 성인영화 업계의 3디 접목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인터넷을 통한 불법 복제로 타격을 받은 업계는 그동안 3디를 돌파구로 여겨왔으나 높은 제작 비용 때문에 선뜻 뛰어들지는 못했다. 일본 등에서 부분적으로 3디를 사용한 성인영화가 출시되기는 했으나 전용 텔레비전의 보급이 많이 이뤄지지 않아 큰 재미는 못봤다.
영국 <가디언>은 “공짜 인터넷 시대에 드디어 성인영화 업계가 살길을 찾았다”고 전했다. 현재 이탈리아의 에로영화 감독 틴토 브라스는 1980년작 <칼리귤라>의 리메이크를 3디로 만드는 것을 계획중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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