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시간대 ‘동쪽→서쪽’ 변경
아태지역과 상거래 편의 위해
아태지역과 상거래 편의 위해
남태평양의 섬나라 사모아가 하루를 건너뛰고 미래에 살게 된다.
사모아 정부가 연말부터 날짜변경선 서쪽의 시간대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이 9일 보도했다. 날짜변경선 바로 옆에 위치한 사모아는 그동안 변경선 동쪽의 시간대를 사용해왔는데, 서쪽으로 옮겨 오스트레일리아(호주)·뉴질랜드 등과 평일을 맞추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사모아 정부는 올해는 12월31일을 달력에서 지우고, 30일 뒤에 곧장 2012년 1월1일로 넘어가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변경 이유는 교역량이 많은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시간대를 맞추는 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투일라에파 사일렐레 말리엘레가오이 사모아 총리는 “호주와 뉴질랜드와 사업을 하다 보면, 우리가 금요일일 때 뉴질랜드는 토요일이고, 우리가 일요일 교회에 갈 때 시드니나 브리스번에선 이미 업무를 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우리가 평일 이틀을 손해보게 되는 셈”이라며 “(시간대 변경으로) 뉴질랜드 등 아태지역 국가들과의 상거래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아가 경제적 이유로 시간대를 옮긴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892년 날짜변경선 동쪽의 시간대를 채택했던 것도, 사실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무역상들과의 시간대를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
사모아가 호주·뉴질랜드 등에 발맞춰 바꾼 것은 시간대뿐 아니다. 말리엘레가오이 총리는 지난 2009년 “차량 통행 방식을 바꾸면 이웃국들에 거주하는 17만명의 사모아 사람들이 쓰던 값싼 중고차들을 들여올 수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차량통행을 우측에서 좌측으로 변경한 바 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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