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
여당 최악 총선결과에 결정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이며 초대 총리를 지낸 리콴유(87) ‘고문 장관’이 14일 내각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1990년 총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내각에 남아 막강한 막후 영향력을 행사해왔으나, 지난 7일 치러진 총선에서 여당인 인민행동당의 성적표가 역대 최악으로 나오자 사임을 결정한 것이다.
31년간 총리를 지냈던 리콴유는 그를 이어 1990년부터 14년간 2대 총리를 역임한 고촉통(70) ‘선임 장관’과 함께 14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제 젊은 세대가 좀더 어렵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 싱가포르를 이끌고 나갈 때가 왔다”며 “젊은 지도자들에게 길을 터주기를 원한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리콴유의 아들이며 현 총리인 리셴룽(59)은 이번주 초에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리콴유 전 총리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그가 맡고 있는 다른 국가기관의 직책과 국영기업 이사장직 등도 모두 내놓으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지난 7일 싱가포르 총선에서 여당인 인민행동당의 득표율은 60.1%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야당인 노동자당은 역대 최대인 6석의 의석을 차지해, 경제 부국인 싱가포르에서도 일당체제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변화 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용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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