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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아프간 카불서 39는 저주의 숫자?

등록 2011-06-16 21:00

‘포주’ ‘매춘’ 뜻…이유는 몰라
서양에 ‘13’이 있다면 아프가니스탄엔 ‘39’가 있다. 저주까진 아니더라도, 낯 뜨거운 손가락질을 받기 십상이다. 39라는 숫자가 아프간의 수도 카불에선 ‘포주’나 ‘매춘’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이 숫자를 꺼리다 보니 별별 진풍경도 벌어진다. 자동차 번호판이나 전화번호에 39가 들어가는 것을 감추거나 바꾸는 게 대표적이다. 아프간 유엔 사무소의 직원 모하마드 아슈라프(39)는 15일 <로이터> 통신에 “이젠 꼬마들조차 내 차를 보면 ‘저기 39가 지나간다’고 외치는 바람에 가족들을 태우고 다닐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정비소엔 다섯자리의 자동차 번호 중 39라는 숫자를 덧칠하거나 아예 다른 숫자로 위조하려는 차들로 북적인다. 자동차 등록소 공무원들은 신규 등록 운전자에게 일부러 39가 들어간 번호를 준 뒤 웃돈을 받고 다른 번호로 바꿔주는 일도 빈번하다. 카불의 운수노동자 자민 알리(51)는 영국 <가디언>에 “공무원들이 다른 번호를 발급하는 대가로 230달러의 뇌물을 요구한다”며 “샤리아(이슬람 율법)나 하디스(이슬람 율법의 유권해석) 어디에도 39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몇 달 새 갑자기 숫자 39가 카불에서 금기시된 이유는 분명치 않다. 일부에선 이웃나라 이란의 한 포주가 번호판에 39가 있는 자동차를 몰고 아파트 39호실에 산다는 소문 때문이란 가설도 나오지만 확인되진 않았다. 아프간에서도 카불이 아닌 다른 지역에선 39가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의문을 더한다. 그 와중에 일부 발빠른 중개상들은 카불에서 39 번호판 자동차를 헐값에 사들여 다른 지역에 비싸게 넘긴다고 한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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