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 세력·파키스탄 원리주의 단체 등 수사중
누구의 소행인가?
13일 인도 서부 뭄바이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단체가 이틀째 나타나지 않자, 테러의 배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도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범인 색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자세다.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인도 내무장관은 14일 비상 안보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지금 단계에서 특정 세력을 지목하진 않는다”며 “테러의 배후에 있는 열쇠를 찾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적대적 그룹들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 치안당국은 일단 ‘인도 무자헤딘’이라는 토착 무장세력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현지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지난 2월 인도 무자헤딘 조직원 2명이 전화를 걸어와 올해 7월 테러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도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의 방식이 인도 무자헤딘의 수법과 닮았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인도 무자헤딘은 2008년 결성 직후 인도 서부 자이푸르와 아마다바드에서 연쇄 폭탄테러와 2010년 푸네의 식당에서 테러를 저질렀다. 이들은 인도 정부군이 카슈미르 지역에서 무슬림들을 학살하고 있으며 뭄바이 경찰의 대테러팀이 무슬림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그러나 인도 당국은 ‘라슈카르 에타이바’라는 파키스탄의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도 용의선상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 라슈카르 에타이바는 2008년 11월 뭄바이 호텔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알려진 지하드(성전) 무장투쟁 단체다. 남아시아에서의 이슬람 국가 창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라슈카르 에타이바는 최근의 인도-파키스탄 관계 개선 움직임을 못마땅하게 여길 수 있다.
인도에 대한 테러는 2008년 뭄바이 호텔 테러 이후 최악이었던 양국의 평화 회복 노력을 무산시킬 수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13일 테러 소식이 전해진 직후 신속하게 외무부 성명을 내어 범행 세력을 비난하는 등 양국 관계 악화 가능성을 경계했다. 치담바람 인도 내무장관도 이달 말 양국 외무장관 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것임을 확인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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