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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아프간 ‘신세대 희망’ 떠오른 25살 의원

등록 2011-07-17 20:49

아프가니스탄 총선에서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바크타시 시아와시(25)
아프가니스탄 총선에서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바크타시 시아와시(25)
지난해 최연소 당선 화제
‘실업해소’ 젊은층 기대 커
“카르자이는 독재자일뿐”
새로운 변화 이끌지 주목
“그 친구와는 말하지 않겠어. 그는 아직 어린애일 뿐이야.”

지난해 9월 아프가니스탄 총선에서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바크타시 시아와시(25·사진)가 근래 가장 자주 듣는 말이다. 그는 “내가 어릴진 몰라도 지적 능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아프가니스탄은 인구 2910만명(2010년 현재)의 중위연령이 18.2살에 불과하고, 30살 이하가 전체 인구의 70%를 넘는다. 그러나 30여년간 지속된 전쟁, 완고한 가부장제 전통, 높은 문맹률, 심각한 경제난 탓에 아프간 청장년층의 정치적 권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지난 16일 아프간의 신세대가 이나라에 새로운 변화의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했다.

등원한 지 1년도 안 된 초선의원 시아와시는 거리낌없는 발언으로 단숨에 아프간 정가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최근엔 하미드 카르자이(54) 아프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요구해 파문을 일으켰다. “대통령이 이란으로부터 수백만달러를 받아 집무실에 쌓아두고 있으며, 파키스탄이 아프간 내정에 간섭하도록 내버려 두고 있다”는 이유다. 그는 “아프간에는 간디와 같은 지도자가 없다. 카르자이는 독재자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시아와시는 “불만에 가득찬 많은 아프간 젊은이들이 밥과 기회를 찾아 아프간의 적들에게 넘어가고 있다”며 청년 실업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의회의 이전투구를 초등학생의 소란으로 비유했다가 동료의원으로부터 “어린 녀석이 정치인들을 가르치려 한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아프간의 한 정치분석가는 이런 논쟁 자체가 의회에서 시아와시의 인상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아프간 <폴로 TV>방송 언론인 출신인 시아와시의 의원직 진출은 고난과 희망이 뒤범벅된 과정이었다. 아버지는 돈과 명성이 없다는 이유로 아들의 정계 진출을 말렸다. 입후보 등록비 3만5000아프가니(약 80만원)가 없어 주변에 손을 벌려야 했다. 그러나 막상 입후보를 하자, 그의 출신지와 사용 언어를 따지지 않는 젊고 열정적인 지지자들이 몰려, 돈과 조직이 없는 그의 손발이 돼주었다.

아프간의 프리랜서 언론인 매슈 아이킨스는 “18~30살 사이의 젊은 지지자들은 전례 없는 교육 혜택을 받고 외국계 비정부기구(NGO) 활동 등을 통해 외국인들과 교류해온 ‘아프간의 반체제 그룹’”이라고 말했다. 기대감과 변화의 욕구가 크다는 것이다.

아직 일부에 불과한 신세대 바람이 당장 아프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기엔 이르다. 예컨대 아프간 하원 의석 249석 가운데 여성 의원 몫으로 할당된 64석 중 상당수는 지역토호와 군벌들이 ‘개혁’을 가장한 여성 후보를 내세워 의석을 차지하기 일쑤다. 지난해 총선 투표율은 부정선거 시비가 거셌던 2009년 대선 투표율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시아와시는 “나는 이 나라의 다른 많은 정치인들과 달리 경호원도 대저택도 없다”며 “국민이 원하는 한 (의회에서) 내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사진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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