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가 민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만났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이 19일 보도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지난해 11월 총선 실시 일주일 만에 7년 동안 가택연금 상태에 있던 수치를 석방했다. 군정은 올해 3월 출범한 민간 정부에 정권을 이양했으며 테인 세인 대통령은 지난 3월30일 초대 민간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수치는 이날 정부 쪽이 제공한 차량을 이용해 수도인 네피도에 있는 대통령궁을 방문해 테인 세인 대통령과 1시간 동안 면담했다. 이번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아직까지 어떤 내용들이 논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수치가 양곤에서 군부가 옮긴 수도 네피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수치 쪽이 정부 쪽과 협력관계에 도달한다면, 미얀마가 서방의 오랜 제재를 걷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 17일 소수민족 무장세력들과 함께 평화회담을 여는 등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의 정치고문인 코 코 라잉은 “두 사람의 회동은 국가 화합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미얀마 국민 모두 (국가 화합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수치의 대변인인 니얀 윈도 “이번 만남은 국가 화합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면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수치는 아웅 치 노동부 장관과 최근 2차례에 걸쳐 면담한 뒤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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