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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탈레반 2명 ‘특사’로 위장 접근 자폭테러

등록 2011-09-21 20:56수정 2011-09-21 22:45

부르하누딘 라바니 아프간 전 대통령
부르하누딘 라바니 아프간 전 대통령
라바니 전 대통령 피살
유일한 협상채널 대표 사망에 미 전략 ‘흔들’
아프가니스탄 최고위급 평화협상단 대표인 부르하누딘 라바니 아프간 전 대통령의 피살로 아프간 정부와 미국의 아프간 평화 구상에도 암운이 드리워졌다.

20일 라바니 아프간 고위평화위원회(평화위) 의장을 숨지게 한 자살폭탄 공격에 대해 탈레반 대변인은 자신들의 조직원이 평화협상 특사로 가장해 접근한 뒤 저지른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아프간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암살조 2명은 이날 탈레반 특사 자격으로 수도 카불에 있는 라바니의 집을 방문했다. 평화위 관계자는 “이들이 ‘탈레반의 특별 메시지를 가져왔다’고 주장했으며 매우 신뢰할 만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명이 라바니와 포옹하는 순간 터번(이슬람교도들이 머리에 둘러 감는 수건)에 감췄던 폭탄을 폭발시켰다. 라바니와 경호원, 자폭 테러범 등 5명이 즉사했다.

라바니의 자택은 보안검색이 삼엄한 카불 도심 외교가에 있지만 ‘협상 특사’를 가장한 자폭 테러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암살 특사 2명은 최근 라바니의 자택을 자주 방문해 신임을 쌓았으며, 테러 당일 몸 수색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탈레반이 권력을 장악하기 직전인 1992~96년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라바니는 2001년 아프간전 개전 이래 탈레반의 공격으로 희생된 최고위급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탈레반과의 협상을 위해 평화위를 창설하며 라바니에게 의장을 맡겼다.

이날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에 있던 카르자이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짧은 만남 뒤 급히 귀국했다. 카르자이는 “라바니는 아프간 평화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애국자”라며 “오늘은 아프간에 시련의 날이지만 동시에 단합의 날이자 (평화를 향한) 노력을 지속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라바니 암살은 어리석은 폭력 행위”라며 “이번 사건이 아프간의 자유와 안전을 향한 여정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다짐에도 아프간 정부와 미국이 추진해온 탈레반 온건파와의 협상을 통한 치안 확보와 탈레반 분열 전략은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탈레반과의 공식협상 채널은 평화위가 유일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 10만명을 비롯해 다국적군 14만명이 있다. 미국은 지난 7월 단계적 철군을 시작했으며, 2014년까지 철군을 완료할 계획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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