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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파키스탄 정국 초긴장 실세 군부, 정부 위협

등록 2012-01-13 21:07

국방장관 해임에 반발
“엄중한 결과 부를 수도”
쿠데타 가능성은 낮아
파키스탄의 취약한 민간 정부와 실세 군부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탈레반의 활동 무대이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핵심 협력국이란 점에서, ‘고질병’인 정정불안이 심화될 경우 지역 정세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의 유수프 라자 길라니 총리는 지난 11일 ‘중대한 과오와 불법 행위’를 이유로 군 장성 출신인 나엠 칼리드 로드히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그러자 군부는 길라니 총리가 최근 군부를 비판한 발언을 문제삼아 “정부와 군부의 관계 악화는 국가에 엄중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경고 성명을 냈다.

앞서 지난 9일 길라니 총리는 중국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군부 수뇌부와 군 정보기관(ISI)이 ‘메모 스캔들’을 조사하는 대법원에 정부를 통하지 않고 자료를 제출하는 초헌법적 행동을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이른바 ‘메모 게이트’는 지난해 10월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의 측근인 후사인 하카니 주미 대사가 미국에 “파키스탄 군부의 쿠데타를 막아달라”고 요청하는 메모를 전달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친미 성향의 자르다리 정부는 미군의 오사마 빈라덴 사살 이후 군부가 미국에 초강경 태도를 취하자 불안감을 느껴왔다. 지난해 5월 미군 특수부대가 파키스탄에 은신해 있던 빈라덴을 파키스탄 정부와의 협의나 통보 없이 기습작전으로 사살한 이후 군부는 미국과 각을 세워왔다.

군부는 “파키스탄 군대를 비방하는 것은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반역죄”라며 자르다리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하카니 대사는 결국 한 달 만에 물러났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았다. 군부 쪽에 가까운 대법원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메모’ 작성자와 배경을 가리는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다. 또 자르다리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 수백명의 ‘부패’ 혐의도 문제 삼을 방침이다.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이후 65년 동안 3차례나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고 군부 통치기간이 절반을 넘는다. 2008년 대선에서 한해 전 총선 유세 중 폭탄 테러로 숨진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남편인 자르다리가 당선돼 민간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군부는 기득권 관료집단과 사법부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자르다리는 취임 이래 줄곧 군부와 군정보기구를 통제하려 애썼지만 실패했다. 파키스탄의 정국이 불안해지면 미국의 ‘아프팍(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전략’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파키스탄 군부는 12일 최고지휘부 회의를 열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로선 파키스탄 군부의 쿠데타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로이터> 통신은 11일 군부 소식통을 인용해 “군은 자르다리의 퇴진을 희망하지만, 이는 또다른 쿠데타가 아닌 헌법적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군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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