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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테인 세인 ‘미얀마의 고르바초프’ 될까

등록 2012-01-17 21:37수정 2012-01-17 22:26

기존 군정서 거리둔 군인 출신
대통령 되자 민주화 속도 높여
막후군부 딛고 ‘개혁진척’ 관심
테인 세인(67) 미얀마 대통령 정부가 추진하는 민주화 개혁이 안팎의 예상보다도 깊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아웅산 수치와의 화해에 이어 최근 들어 투옥 민주화 인사들의 석방, 소수민족인 카렌족과의 평화협정 등 굵직한 조처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서구에선 세인이 ‘미얀마의 고르바초프’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북한과 함께 가장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체제인 미얀마에 변화를 이끌고 있는 세인은 지난해 군정 주도의 개헌과 관제선거로 성립된 민간정부의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 전까지 그는 군복을 입은 총리였다. 최고 권력자였던 탄 슈웨 전 국가개발평화평의회 의장에 이은 2인자로서, 탄 슈웨와 군부의 지침을 충실히 이행하는 ‘예스맨’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군부의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그는 지금 잇단 민주화 개혁으로 미얀마에서 군부의 파워와 색채를 빼고 있다.

미얀마의 변방 이라와디 삼각주 지역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공산주의 게릴라 소탕작전의 최전선에서 청년장교 시절을 보냈다. 변방의 일선 부대장을 지내던 1988년 미얀마민주항쟁 때는 도피하던 민주화 활동가들을 체포하고도 다른 군 장교들처럼 잔인하게 처벌하지 않고 지방 경찰에게 넘겨주거나 풀어주는 등 군부의 학정과 일정 정도 거리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1991년 최고 권력자 탄 슈웨에게 직보할 수 있는 국방부의 고위직을 맡으면서 권력에 다가간 그는 2004년 일련의 군부 숙청 과정에서 군부 내 권력서열 4위에 올라섰다.

2007년에 당시 총리가 백혈병으로 죽자 그는 탄 슈웨에 의해 총리로 지명된다. 불교 승려를 중심으로 한 반정부 시위를 군정이 단호히 진압하던 해였다. 하지만 미얀마도 더이상 개혁을 피할 수 없어 다음해 개헌에 착수했고, 이 과정에서 세인의 주도권이 부각된다. 군정 이후를 대비하는 탄 슈웨 등 군정 지도자들도 부패와 탄압에 물들지 않은데다 총리로서 국제감각을 익힌 그를 후계자로 지명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그가 기존 군정 체제와 지도자들에게 위협이 될 내부 권력기반이 없다는 것이 고려됐을 것이라고 미얀마 소식통들은 전한다.

이 때문에 은퇴한 탄 슈웨가 여전히 막후 영향력을 발휘하며, 11인 국방안보위원회에 실권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 문제는 세인이 앞으로 더 진척된 민주화를 추동할 권력과 의지를 지니고 있느냐다. 타이로 망명한 미얀마 언론인 아웅 조 <이라와디> 편집인은 <포린 폴리시>에 ‘버마의 줄타기’란 기고에서 “세인은 미얀마 상황에서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며 그의 운명에 따라 미얀마의 민주화 개혁도 좌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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