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이 쿠마르 싱 총장
“출생 1년 늦게 기재” 은퇴거부에
국방부 “무슨?…올해 제대해야”
전임총장 쪽과 파벌 다툼 성격도
국방부 “무슨?…올해 제대해야”
전임총장 쪽과 파벌 다툼 성격도
120만 대군을 이끄는 인도 육군참모총장이 출생 연도와 정년을 놓고 정부와 소송까지 벌이게 됐다. ‘그만하고 물러나라’는 국방부와 ‘1년 더 해야겠다’는 비자이 쿠마르 싱(사진) 총장의 대립은 군의 파벌 문제와도 얽혀 한치의 양보 없는 싸움으로 발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싱 총장이 자신의 정년이 내년 5월까지라고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대법원에 냈다고 16일 보도했다. 1951년 5월10일에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싱 총장은 내년 5월 말까지 군복을 벗을 수 없다며 버티는 반면, 국방부는 1950년 5월10일생임이 확실한 그가 올해 5월에 제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0년 5월에 현직으로 승진한 싱 총장과 국방부의 갈등은 이처럼 생년이 쟁점이다. 국방부는 군사학교 지원 서류를 근거로 만든 인사서류에 1950년생으로 돼있는데 이를 수정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싱 총장은 출생증명서, 졸업장, 여권 등 열 군데에 생년이 1951년으로 돼있다고 맞서고 있다. 14살 때 군사학교 입시 원서를 써준 교사가 숫자를 ‘1950’으로 잘못 적은 게 오늘날까지 기록으로 남았을 뿐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일방적 주장”이라면서, 그렇다면 왜 진작 인사서류를 바로잡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인도 군부 안팎에서는 이번 싸움이 파벌 다툼과도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싱 총장이 전임인 디파크 카푸르 쪽의 토지 불하 등과 관련한 비리 의혹을 적극 파헤치자 그를 축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얘기다. 인도 육군의 한 관계자는 싱 총장이 2005~2006년 당시 육군참모총장이던 조긴데르 자스완트 싱에게 자신의 생년을 1950년으로 한다는 데 동의한 바도 있다고 홍콩 <아주시보>에 말했다. 그런 식으로 싱 총장은 훗날 육군의 지휘권을 보장받고, 당시 총장은 승진 시기를 조절해 자신처럼 시크교도인 비크람 싱 동부군 사령관을 그의 후임 총장으로 앉히려고 계획했다는 말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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