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카인주서 불교·이슬람교간 폭력
가옥 수백채 불타고 최소7명 사망
4개 도시에는 통금 등 계엄령 실시
민주화와 개혁에 심각한 차질우려
가옥 수백채 불타고 최소7명 사망
4개 도시에는 통금 등 계엄령 실시
민주화와 개혁에 심각한 차질우려
민주화와 개혁·개방 작업이 진행중인 미얀마의 일부 지역에 다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미얀마 정부는 10일 서부 라카인 주에 폭력적인 종파분쟁이 발생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관영 언론들이 보도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이날 밤 8시 전국에 중계된 연설을 통해 라카인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관영 언론들은 지난 8~9일 라카인 주의 두 지역에서 불교도와 이슬람교도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불교도 가옥 수백채가 불타는 한편 적어도 7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 충돌은 이날 들어서 더욱 확산됐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마웅토 등 라카인 주의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 8일 이슬람교도들이 500여채의 가옥을 불태우고 이 과정에서 5명이 숨져 이날부터 이미 계엄령이 선포되어 군이 급파된 상태라고 <데페아>(dpa) 통신은 전했다. 10일 들어서도 이슬람교도들은 라카인 주의 주도인 시트웨 북쪽 마을에서 가옥에 방화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얀마 정부는 라카인 주 전체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행정권을 인수하고, 시트웨 등 4개 도시에는 통행금지 등 계엄령을 실시했다.
이번 비상사태의 발단이 된 마웅토 마을 폭력사태는 최근 라카인 주의 불교도들이 이슬람교도를 공격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람계 주민들에 따르면, 일주일 전에 폭도들이 이슬람계 주민에 의한 불교도 여성의 강간과 살해를 보복한다며 타웅굽 마을에서 10여명의 이슬람계 주민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비상사태 선포 연설에서 국민들과 종교단체, 정당, 시민사회, 언론에 정부와 협조해 법치를 유지하라고 촉구했다. 관영 언론들은 “소요와 테러리스트 행위가 점증하고 있다”며 질서가 회복될 때까지 비상사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분쟁과 이에 따른 비상사태로 미얀마 새 정부가 추진하는 민주화와 개혁·개방 작업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이번 비상사태에 앞서 미얀마 새 정부가 야당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와의 갈등을 빚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번 비상사태로 미얀마 군부의 영향력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라카인 주는 방글라데시와 접경한 국경지역으로, 주민 다수가 불교도이나 미얀마 내 최대 이슬람계 인구가 사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 충돌에 관련된 이슬람계 주민들은 로힝야 소수민족 집단으로, 미얀마 내에서 무국적 상태로 지내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이들이 방글라데시에서 불법 월경했다며, 국적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라카인 주에는 약 75만명의 로힝야 주민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엔은 이들을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민족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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