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중심으로 똘똘 뭉쳤던 종파
시리아 학살로 비판적 주민 늘어
시리아 학살로 비판적 주민 늘어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47) 정권이 16개월째 반독재 민주화 시위를 잔혹하게 유혈진압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지지기반이자 같은 종파인 이슬람 알라위파마저 분열시키고 있다.
시리아는 인구의 74%가 수니파 무슬림이다. 그러나 1970년 아사드 가문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이래 42년 동안 10% 남짓한 소수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파가 수십년째 모든 권력을 독점해왔다. 정치적 반대파는 철저히 숙청당했고, 수니파는 차별의 서러움을 곱씹었다.
지난해 2월 시리아에서 반독재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자 많은 알라위파 주민들은 아사드 정권의 운명을 자신들의 운명과 동일시하고 똘똘 뭉쳤다. 수니파에 대한 아사드 정권의 학살에 눈을 감거나 동조한 것이다. 이전에 아사드 정권에 비판적이던 알라위파 주민들은 점차 마을 공동체에서 발을 붙일 수 없게 됐다.
시리아 북서부 도시 바니야스의 알라위파 거주지역에서 빵집 가게를 하는 자베르 아부두도 아사드 정권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가 끝내 자기 마을을 떠나야 했다. 아부두는 지난 9일 <뉴욕 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웃들이 분열됐다. 절반은 체념하거나 비굴해졌고, 나머지 절반은 야수가 됐다”고 말했다.
시리아 사태가 폭력의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아사드 정권은 갈수록 더 알라위파에 기대고 있다. 특히 시리아 친정부세력은 최근 몇 주 새 여성과 어린이들까지 가리지 않고 총칼로 무참히 학살하면서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반대로 알라위파의 보안군 핵심들과 소수 알라위파 주민들 역시 시리아 안에서 설 땅이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새다. 알라위파의 극단적인 강박감과 공격적 성향도 이런 처지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뉴욕 타임스>는 알라위파의 결속 이면엔 복잡한 분열 양상도 보인다고 전했다. 일부는 아사드 정부군이 아직도 반대세력을 격멸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불만이 큰 반면, 다른 일부는 아사드 정권이 자신들을 수니파와의 내전으로 몰아가면서 알라위파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우려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알라위파 일부에선 “바샤르가 수니파가 됐다”는 구호까지 터져나온다고 한다. 바샤르 아사드의 부인 아스마(47)가 반독재 시위의 중심지인 홈스의 유력한 수니파 가문 출신인 것을 빗댄 불만이다.
바샤르의 아버지이자 전임 대통령인 하페즈 아사드는 1982년 2월 반정부 봉기에 나선 중서부 도시 하마의 수니파 주민 2만~4만명을 살육한 ‘하마 대학살’로 악명을 떨쳤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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