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의 전략적 우선목표”
클린턴, 중국 동서남북 나라 찾아
중국과 친한 라오스 전격 방문
관계 악화 미얀마에도 화해 손짓
중국은 노골적 포위망에 속앓이
클린턴, 중국 동서남북 나라 찾아
중국과 친한 라오스 전격 방문
관계 악화 미얀마에도 화해 손짓
중국은 노골적 포위망에 속앓이
*‘역도미노’ :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 논리였던 도미노 이론을 반대로 빗댄 말
지난 1주일 동안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을 중심으로 원을 그렸다. 지난주 파리를 방문한 뒤 일본(7~8일)-아프가니스탄(8일)-몽골(9일)-베트남(10일)-라오스(11일)-캄보디아(12일)로 이어지는 숨가쁜 일정이었다.
중국의 동서남북에 있는 나라들을 모두 방문한 것이다. 13일에는 캄보디아에서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도 양자 회동을 한다. 동맹국인 아프간과 일본, 중국과 불편한 관계인 몽골과 베트남, 그리고 중국이 독점하던 우호국들인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몽골 방문 때부터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클린턴은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거대한 징기스칸 동상 아래에서 “나의 여행은 현재 미국 외교정책의 전략적 우선사항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지난 10년간 아프간과 이라크의 분쟁에 집중해온 뒤 이(아시아) 지역에서 외교·경제·전략적 투자들을 실질적으로 증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향하는 것이다”고 정의하기도 했다. 클린턴과 동행한 국무부 고위관리는 “이번 순방의 가장 중요한 목적들 중 하나는 아시아 전반에 미치는 강력한 개입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들르는 각국마다 두 가지를 강조했다. 민주주의와 미국과의 경제협력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강조는 순방국보다는 중국을 겨냥하려는 의도가 역력했다. 클린턴은 몽골에서 “지금은 아시아에서 민주주의를 얘기할 때”라며 민주주의를 포용하는 데 여전히 주저하는 아시아 국가들에게 몽골 등이 보여준 사례를 따르라고 촉구했다.
순방의 절정은 라오스 방문이었다. 그의 라오스 방문은 이틀 전에 전격발표됐다. 베트남 전쟁 때 미국이 200만t의 폭탄을 퍼붓고 약 90만개의 집속탄을 투하한 라오스엔 여전히 불발탄이 많다. 아시아 최빈국으로 남아있는 라오스는 국경을 맞댄 중국으로부터 최근 활발한 경제원조를 받아왔다.
존 덜레스 전 국무장관 이후 57년 만에 라오스를 방문한 클린턴은 미국이 투하한 폭탄 제거에 900만달러 원조와 향후 경제원조도 약속했다. 그는 라오스 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 “미래의 동반자가 될 방법을 찾는 데 과거의 비극적 유산들을 활용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은 퇴임 당시 존 케네디 신임 대통령에게 “만약 라오스가 공산주의자 손에 떨어진다면, 모든 동남아 국가들도 잃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의 논리였던, 한 국가가 공산화되면 주변국들도 공산화된다는 도미노 이론의 핵심 당사국이 라오스였다.
미국은 이제 베트남과 라오스 등 도미노 이론 대상국가들에게 손을 내밀며 친미화를 위한 ‘역도미노’ 이론을 실현하려 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 중 중국과 가장 친하고 미국과 가장 관계가 나빴던 미얀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은 클린턴 장관의 이번 아시아 순방 기간 중 자국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11일 성명을 내고 미국 기업들이 “버마에서 책임있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2일 사설에서 클린턴의 몽골 발언을 겨냥해 “누가 미국에게 아시아의 민주주의 상태를 거만하게 비판할 권리를 줬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의 노골적인 대중 포위망 작업에 속앓이를 하는 중국의 모습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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