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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에너지 공룡’ 중국, 북미 석유시장 장악 나서나

등록 2012-07-24 20:49

해양석유공사, 넥센사 인수 발표
북미지역선 첫번째 계약 성사
미 국외투자위원회 심사 남아

지난 4년사이 2350억달러 투자
관련 회사 1414곳 마구 사들여
세계에너지시장, 파장에 주목
중국의 시누크(CNOOC·해양석유총공사)가 캐나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석유기업 넥센을 151억달러(약 1조73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전세계 에너지 시장을 불가사리처럼 먹어치우고 있는 중국이 북미의 대형 에너지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처음으로, 세계 에너지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등은 시누크가 넥센을 20일 마감주가에 60%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27.50달러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시누크 쪽은 정부 승인 등의 절차가 올해 말까지 마무리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승인권을 가진 미국 당국이 이 거래를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넥센이 개발권을 가진 유전들이 국경 내에 있는 미국이나 영국 등은 이 거래를 불허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중국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금액으로는 최고액을 기록하게 된다.

넥센은 캐나다 서부에서 대량의 셰일가스(진흙 등이 굳어진 암석 속의 가스)와 오일샌드 개발권을 갖고 있으며, 북해, 멕시코만, 나이지리아 등에서도 상당량의 원유·가스 유전을 소유하고 있다. 하루 석유 생산량은 21만3000배럴이다. 최근들어 예멘 등의 유전개발이 무산되고 오일샌드 개발 등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재정난에 빠진 채 인수자를 찾던 중이었다.

캐나다 쪽은 시누크와의 거래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시누크는 경영자를 포함해 넥센의 고용을 그대로 승계하기로 했고 추가 투자도 약속했기 때문이다. 시누크 대표이사인 리판롱은 시누크의 넥센 인수가 캐나다 경제에는 “순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누크는 넥센을 인수함으로써 북미 지역에 매장된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사업영역까지 넓히는 일거양득의 소득을 얻게 된다. 중국 에너지 회사들은 2008년 이후 모두 2350억달러를 들여 전세계 1414곳의 에너지 회사를 인수하는 등 말 그대로 ‘닥치는대로’ 에너지 회사를 사들이고 있지만 북미의 주요 유전 확보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시누크는 넥센 인수를 통해 에너지 업계의 최전선 영역에 대한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할 기회도 얻게 된다. 오일샌드, 셰일가스, 심해유전 등은 현재 전세계 에너지 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여기고 전력을 기울이는 사업분야인데, 넥센은 이 세가지 사업을 모두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시누크가 이번 인수를 완전히 성공하려면 미국 재무부 산하 국외투자위원회(CFIUS)의 심사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이 위원회는 국외투자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지를 심사하는 곳으로, 중국이 북미의 에너지 자산을 취득하는 데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심거리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거래가 미국 의회 뿐만 아니라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시누크는 이미 지난 2005년 미국 에너지기업인 유노칼을 15억달러에 인수하려다 미국 정치권의 반대로 포기한 바 있다. 하지만 리판롱 대표이사는 “그때와 지금은 전혀 다른 계약이며, 그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시누크 관계자는 당시 거래 실패로 의회 로비와 홍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술회한 바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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