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열도 상륙 순간
“이제 마지막 1m다. 국가를 부른다.”
지난 15일 중국과 일본 사이에 영토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상륙한 홍콩 활동가들 가운데는 홍콩 <봉황위성텔레비전>의 기자 장사오펑도 포함돼 있었다. 그는 이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활동가들을 태운 치펑2호의 기습상륙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일본이 유엔 해양법에 따라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는 센카쿠열도 12해리 안으로 홍콩 활동가들이 들어온 것은 이날 오후 3시51분께였다. 장 기자는 그보다 30분 전인 오후 3시20분께 “배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다는 것을 빼면 모든 게 순조롭다. 상륙이 성공할 것”이라는 선장의 말을 전했다. 이후 오후 4시 반께는 “목표까지는 앞으로 12해리. 10척의 일본 함정이 주변을 포위하고 물대포를 쏘고 있다. 전원이 구명복을 입었다”며 일본 해상보안청의 움직임을 전했고, 30분 뒤인 5시께에는 “배에 일본인들이 옮겨 타려 하고 있다”는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들을 가로막지 못했다. 홍콩 <명보>는 “섬이 보이는 해역에 들어서자 일본 선박이 좌우에서 좁혀오며 치펑2호의 뱃머리를 들이받아 조정 시스템이 고장을 일으켰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활동가들은 미리 준비한 벽돌과 대나무 등을 일본 함정을 향해 던지며 거세게 저항했다.
장 기자는 5시4분엔 “앞으로 3해리다. 상륙하면 우선 일본의 등대를 부수겠다”고 전했고, 다시 20여분 뒤엔 “뱃머리가 (섬에) 닿았다. 전원 무사”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국가를 부른다” “바다에 뛰어들라고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 섬 위에는 일본의 방위대 40~50명이 있다”며 섬에 도착한 직후의 상황을 전했다. 이들은 섬에 상륙하는 목적으로 △중국의 깃발을 세운다 △국가를 부른다 △텔레비전과 라디오로 중국의 방송을 수신한다 △일본의 등대를 부순다 △돌을 줍는다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홍콩 활동가들의 섬 상륙을 막지 못한 데 대해 “부상자가 나올 수 있을 만한 강경한 수단을 쓰지 말라는 정부의 대응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국 일부 언론은 일본 정부가 활동가들의 상륙을 허용한 이유에 대해 “이후 자위대 등의 주둔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음모론적 해석도 내놓고 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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