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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동북아 영토분쟁의 ‘숨은 손’은 미국

등록 2012-08-20 19:11수정 2012-08-23 22:55

8·15를 맞아 일본과 중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가장 큰 섬인 우오쓰리시마에 홍콩·중국·마카오 등 범중화권 활동가들이 중국 국기와 대만 국기(가운데)를 들고 상륙하고 있다. 센카쿠열도를 실효지배중인 일본은 탑승인원 14명 전원을 체포했는데, 이들을 강제송환하지 않고 정식 입건할 경우 중-일 외교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홍콩 〈봉황텔레비전〉 누리집 갈무리
8·15를 맞아 일본과 중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가장 큰 섬인 우오쓰리시마에 홍콩·중국·마카오 등 범중화권 활동가들이 중국 국기와 대만 국기(가운데)를 들고 상륙하고 있다. 센카쿠열도를 실효지배중인 일본은 탑승인원 14명 전원을 체포했는데, 이들을 강제송환하지 않고 정식 입건할 경우 중-일 외교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홍콩 〈봉황텔레비전〉 누리집 갈무리
국제협정서 센카쿠 등 불씨 남겨
영향력 극대화 위한 전략 취해와
독도에 대해선 중도적 태도 뚜렷
동북아 영토분쟁의 숨은 주인공은 미국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일본과 러시아 사이의 북방 4개 섬의 경우,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에 영토분쟁이라는 ‘갈등의 불씨’를 남겨놔 영향력을 극대화하려 했다는 주장이 관련 문서와 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꾸준히 제기돼왔다.

역사적인 논쟁은 별개로, 센카쿠열도의 섬들은 1951년 9월 체결된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 3조를 통해 미국의 신탁통치를 받게 된 오키나와의 일부로 간주돼 미국의 시정권 아래 놓이게 된다. 열도를 이루는 섬 다섯 개 가운데 구바시마와 다이쇼토는 지금도 미군의 폭격장으로 공여돼 있어, 섬에 들어가려면 미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은 1972년 5월 오키나와를 일본에 반환하며 센카쿠열도의 귀속처를 명확히 규정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일본 외교사 전문가인 도요시타 나라히코 간사이가쿠인대학 교수는 “닉슨 대통령은 미-중 데탕트를 앞두고 이 문제를 애매하게 다뤄 중국을 배려하는 한편, 잠재적인 분쟁의 불씨를 남겨 오키나와 주둔 미군을 정당화하려 했다”고 지적한다.

북방 4개 섬에 대해서는 그보다 더 노골적인 간섭이 있었다. 1954년 말 당시 하토야마 이치로 일본 총리는 소련과 국교 정상화 회담에 돌입했다. 당시 일본은 북방 4개 섬 가운데 시코탄과 하보마이제도 두 곳을 돌려받고 소련과 조약을 체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었다. 그러자 양국의 국교 정상화를 경계한 미국의 개입이 시작된다. 1956년 8월18일 존 포스터 덜레스 미 국무장관은 런던에서 시게미쓰 마모루 일본 외무대신을 만나 “만약 일본이 2개 섬으로 만족한다면 미국도 오키나와(당시 미국의 신탁통치 중이었다)에 영원히 머물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일본 정부는 ‘2개 섬 우선 반환론’에서 ‘4개 섬 일괄반환론’으로 선회했고,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와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견줘 독도에 대한 미 정부의 입장은 분명히 제시된 편이다. 1951년 8월 딘 러스크 미 국무부 극동담당 차관보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한국 정부의 의견서에 대한 회신에서 우리 정부의 주장을 부정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1952년 1월 한국이 ‘이승만 라인’을 선포하고 섬에 대한 실효지배를 시작하자, 자유진영의 분열을 우려해 이를 시정하려는 일본의 시도에 협조하지 않는다. 이후 미국은 “영토분쟁은 두 나라가 평화적으로 해결할 문제”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는 <이코노미스트>에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영토분쟁과 관련된) 역할을 한 것을 인정해야, 모든 당사국들에 미국이 아시아 지역주의를 발전시키기를 진심으로 원한다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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