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나지푸르에서 1인 풀뿌리 민간구호단체인 안곤재단을 설립하고 운영중인 사하누르 카비르 피얄. 뇌성마비 장애인인 그는 현지 장애인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2012 희망나눔] 방글라데시를 가다
매년 인도적 지원 받는 20억달러
‘행정 취약’ 방글라데시 정부 대신
현지 사정에 맞게 효율적 집행 등록된 구호단체만 3만개 이상
빈곤층 소액대출·여성지위 확대에
사회적 기업 활동까지 범위 넓혀 사하누르 카비르 피얄(24)은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그는 자신과 같은 장애인을 돕는 민간구호단체인 안곤재단의 사무국장이다. 방글라데시 디나지푸르에서 활동하는 안곤재단은 피얄이 혼자 설립했고, 혼자 활동하는 1인 단체다. 그는 디나지푸르에 들어온 각종 대형 구호기관과 함께 활동한다. 해외의 대형 구호단체와 공공기관의 사업집행에 현지 사정에 밝은 그가 도움을 준다. 구호대상 선정이나 사업이 필요한 현장 파악 등이 주로 하는 일이다. 그는 요즘 한국외방선교수녀회 소속 한국 수녀들이 추진하는 장애여성을 위한 자활교육 참가자 모집에 발이 되어주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민간구호단체 활동이 전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나라들 가운데 한 곳이다. 방글라데시의 원조와 구호 활동은 크게 세가지다. 먼저 선진국들이 방글라데시에 국가 차원에서 제공하는 공적개발원조(ODA)가 있다. 가장 규모가 크고, 대부분은 사회인프라 개발에 쓰인다. 다음으로는 월드비전, 카리타스, 옥스팸, 국경 없는 의사회, 레드리버 등 국제 민간구호단체들의 활동이다. 다른 빈곤국에 비해 구호 접근이 상대적으로 쉬운 방글라데시는 이런 국제 민간구호단체들의 총집합처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방글라데시 현지의 풀뿌리 민간구호단체들이 있다. 방글라데시가 매해 20억달러가량 받는 공공원조와 인도적 지원은 전체 국내총생산의 2%가량 된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원조와 구호 규모는 국내총생산의 5%나 됐다. 방글라데시의 열악한 사회간접자본과 정부 집행력의 부족은 역설적으로 현지 민간단체의 구호를 활성화시켰다. 빈곤층들에 소액신용대출이라는 새로운 구호사업 모델을 개발해 그 창립자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그라민은행도 방글라데시 현지 사정의 산물이다. 현지 풀뿌리 민간구호단체들은 이런 큰 규모의 원조와 지원을 직접 수혜 대상자들에게 스며들게 하는 실핏줄들이다. 방글라데시 민간구호단체의 기원은 1971년 파키스탄으로부터의 독립전쟁이다. 전쟁으로 인한 부상자 구호를 위해 시작된 민간구호단체들은 현재 3만개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 3만개라는 수치도 공공기관에 등록 등 근거를 남긴 단체들이어서, 자발적 단체까지 포함하면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국제 대형 구호단체의 활동은 대부분 이 현지 민간구호단체를 통하지 않고는 효율적 집행이 힘들다. 현재 방글라데시 현지 민간구호단체 유형은 크게 △오지 빈곤층에 대한 소액신용대출 △여성지위 확대 등 인간개발 △사회적 서비스 제공 △자활 상업활동이다. 이 유형의 사업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어, 대부분의 풀뿌리 민간구호단체들은 한가지 사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들어서는 풀뿌리 민간구호단체들의 사회적 기업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라민은행이 글로벌 식품업체 다농과 합작해, 방글라데시 곳곳에 소규모 요구르트 및 치즈 공장을 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풀뿌리 민간단체는 그 자체로 고용의 효과를 보인다. 자활사업의 대상이 될 뇌성마비 장애인 피얄이 1인 풀뿌리 민간구호단체 활동을 통해 그 자신을 먼저 자활하고 고용을 창출한 것이 상징적인 사례다. 방글라데시의 풀뿌리 민간구호단체는 이제 방글라데시의 민간영역과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는 ‘제4부’가 되고 있다. 다카·디나지푸르/글·사진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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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 소액대출·여성지위 확대에
사회적 기업 활동까지 범위 넓혀 사하누르 카비르 피얄(24)은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그는 자신과 같은 장애인을 돕는 민간구호단체인 안곤재단의 사무국장이다. 방글라데시 디나지푸르에서 활동하는 안곤재단은 피얄이 혼자 설립했고, 혼자 활동하는 1인 단체다. 그는 디나지푸르에 들어온 각종 대형 구호기관과 함께 활동한다. 해외의 대형 구호단체와 공공기관의 사업집행에 현지 사정에 밝은 그가 도움을 준다. 구호대상 선정이나 사업이 필요한 현장 파악 등이 주로 하는 일이다. 그는 요즘 한국외방선교수녀회 소속 한국 수녀들이 추진하는 장애여성을 위한 자활교육 참가자 모집에 발이 되어주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민간구호단체 활동이 전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나라들 가운데 한 곳이다. 방글라데시의 원조와 구호 활동은 크게 세가지다. 먼저 선진국들이 방글라데시에 국가 차원에서 제공하는 공적개발원조(ODA)가 있다. 가장 규모가 크고, 대부분은 사회인프라 개발에 쓰인다. 다음으로는 월드비전, 카리타스, 옥스팸, 국경 없는 의사회, 레드리버 등 국제 민간구호단체들의 활동이다. 다른 빈곤국에 비해 구호 접근이 상대적으로 쉬운 방글라데시는 이런 국제 민간구호단체들의 총집합처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방글라데시 현지의 풀뿌리 민간구호단체들이 있다. 방글라데시가 매해 20억달러가량 받는 공공원조와 인도적 지원은 전체 국내총생산의 2%가량 된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원조와 구호 규모는 국내총생산의 5%나 됐다. 방글라데시의 열악한 사회간접자본과 정부 집행력의 부족은 역설적으로 현지 민간단체의 구호를 활성화시켰다. 빈곤층들에 소액신용대출이라는 새로운 구호사업 모델을 개발해 그 창립자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그라민은행도 방글라데시 현지 사정의 산물이다. 현지 풀뿌리 민간구호단체들은 이런 큰 규모의 원조와 지원을 직접 수혜 대상자들에게 스며들게 하는 실핏줄들이다. 방글라데시 민간구호단체의 기원은 1971년 파키스탄으로부터의 독립전쟁이다. 전쟁으로 인한 부상자 구호를 위해 시작된 민간구호단체들은 현재 3만개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 3만개라는 수치도 공공기관에 등록 등 근거를 남긴 단체들이어서, 자발적 단체까지 포함하면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국제 대형 구호단체의 활동은 대부분 이 현지 민간구호단체를 통하지 않고는 효율적 집행이 힘들다. 현재 방글라데시 현지 민간구호단체 유형은 크게 △오지 빈곤층에 대한 소액신용대출 △여성지위 확대 등 인간개발 △사회적 서비스 제공 △자활 상업활동이다. 이 유형의 사업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어, 대부분의 풀뿌리 민간구호단체들은 한가지 사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들어서는 풀뿌리 민간구호단체들의 사회적 기업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라민은행이 글로벌 식품업체 다농과 합작해, 방글라데시 곳곳에 소규모 요구르트 및 치즈 공장을 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풀뿌리 민간단체는 그 자체로 고용의 효과를 보인다. 자활사업의 대상이 될 뇌성마비 장애인 피얄이 1인 풀뿌리 민간구호단체 활동을 통해 그 자신을 먼저 자활하고 고용을 창출한 것이 상징적인 사례다. 방글라데시의 풀뿌리 민간구호단체는 이제 방글라데시의 민간영역과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는 ‘제4부’가 되고 있다. 다카·디나지푸르/글·사진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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