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이 오면 풀려날 수 있을 거야.”
5년째 옥살이를 하고 있는 미얀마의 민주화운동가 민트 아예는 얼마 전 면회 온 아내, 라에 라에 윈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남편의 말처럼,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방문을 앞두고 반체제 인사들의 석방을 약속했다. 영국 <가디언>은 18일 눈 빠지게 오바마를 기다리는 라에 라에 윈의 사연을 전하며 들뜬 미얀마 분위기를 전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19일 오바마를 맞기에 앞서 ‘밀렸던 숙제’를 분주하게 해치웠다. 15일 양심수 452명에 대해 사면조처를 발표하고, 16일엔 구속자 66명을 석방하기로 했다. 18일엔 내각과 야당이 공동으로 12월 말까지 수감자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비밀 핵시설로 의심을 받아온 장소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미얀마는 군사정권 시절 북한과 군사·핵 분야에서 협력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미얀마는 또한 최근 미얀마 서쪽 라카인주에서 불교도-이슬람 종교분쟁으로 160여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서도 해결에 나서는 모양새다.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는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에서 온 난민으로 취급하며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15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유혈사태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로힝야족을 위해 정착지 제공부터 시민권 부여까지 여러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미얀마가 오바마에게 성의를 보이는 까닭은 자원 개발을 독점해온 중국과의 일방적 관계에서 벗어나 서방사회의 지원으로 경제적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다. 미얀마는 1인당 소득(2011년 기준)이 832달러에 지나지 않는 최빈국이지만 석유·천연가스·루비·목재 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성장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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