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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세상 뜬 두살배기 푸타손, 치료받을 기회 있었다면…

등록 2012-12-26 20:46수정 2012-12-26 22:39

조계종 복지재단의 후원 아래 동국대 일산병원과 불자의료회로 구성된 의료진이 11월21일부터 25일까지 라오스에서 짧은 4박5일간의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했다. 현지병원을 이용한 수술을 통해 어린이 5명이 생명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조계종 복지재단의 후원 아래 동국대 일산병원과 불자의료회로 구성된 의료진이 11월21일부터 25일까지 라오스에서 짧은 4박5일간의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했다. 현지병원을 이용한 수술을 통해 어린이 5명이 생명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2012 희망나눔 라오스의 아이들]
지난 7일 서울의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대표이사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본부와 라오스 비엔티안의 라오스 지부 사이에서는 긴박한 전화가 오갔다.

복부종양 수술을 위해 이날 밤 한국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던 라오스 어린이 푸타손(2)의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어 비행기 탑승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조계종복지재단은 라오스 현지 의료진으로부터 시티(CT)촬영 자료와 진료기록을 전자우편으로 전송받아 동국대 일산병원 의료진에 넘겨 최종판단을 구했다. 진단 결과, 푸타손이 항공기에 탑승할 경우 기압상승이 복부 내 환부에 영향을 미쳐 즉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한국 이송은 불가능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허탈감에 빠질 새도 없이 푸타손을 살리기 위해 의료수준이 양호한 이웃 국가 타이로 이송을 결정했다. 푸타손은 구급차에 태워져서, 육로로 타이의 콘깬시티에 있는 시나까린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푸타손은 열흘 만에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다. 초롱초롱한 눈과 고통스러운 몸동작으로 엄마에게 보채던 푸타손을 살리기 위해 공조한 한국, 라오스, 타이 세 나라의 관계자들과 의료진들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종양 수술위해 한국 이송 직전
상태 악화로 비행기 탑승 못해
타이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져

푸타손을 치료해주려던 조계종복지재단은 2001년부터 난치병 어린이 환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해왔다. 매년 ‘난치병 환아돕기 3000배 철야정진’ 행사를 열어 마련한 기금으로 난치병 환아들을 12년째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해외 난치병 환아에게도 지원을 시작했다. 의료수준이 열악한 라오스에서는 어린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라오스국립안과센터와 협력하여 무료 개안수술을 해왔다. 올해만도 18명의 어린이에게 개안수술을 해서 빛을 보게 했다.

라오스에서는 산간 오지의 아이들이 의료 사각지대에서 무방비로 노출되어, 아동 사망률이 1000명당 98명꼴에 이른다. 병원의 높은 문턱 또한 위급한 어린이 환아들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조계종복지재단의 주관 아래 지난 11월21일부터 25일까지 동국대학교 일산병원과 불자의료회로 구성된 의료진은 라오스에서 짧은 4박5일간의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현지 병원을 이용한 수술을 통해 어린이 5명이 생명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종합병원 소아과 교수님도 함께 동행했다.

푸타손이 부모의 품에 안겨 진료소를 찾아온 것은 현지 진료 사흘째 되는 날이었다. 부모는 눈물을 훔치며 “제발 아이를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벽돌공인 푸타손의 아버지의 수입으로는 세 자녀의 배고픔을 달래기도 벅찬 상황이었다.

딱한 상황을 접한 의료진은 현지 병원 장비를 활용해 아이의 상태를 점검하고 긴급솔루션을 실시했다. 라오스에서는 수술장비 등 종합적인 여건상 수술이 불가능했다. 한국으로 이송하여 수술한다면 아이를 회생시킬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라오스 정부 산하 국가재건위원회의 협조를 얻어 아이와 부모의 여권을 만들고 출국수속을 밟도록 했다. 항공 스케줄을 잡는 등 바쁘게 움직이면서, 푸타손의 부모들은 희망에 부풀었다. 한국에서도 복지재단 상임이사 스님이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채석래 병원장을 직접 만나서 긴급수술과 입원에 따른 협조를 구했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푸타손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푸타손의 삶은 여기까지였다. 모든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고통스러웠던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하지만 푸타손의 짧은 삶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2011년부터 라오스 드림센터에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조계종복지재단은 푸타손의 죽음 같은 안타까운 사연을 막기 위해 라오스 지부에 아동보건센터 개설 계획을 앞당기기로 했다. 이는 현지 아동들의 돌봄 서비스뿐 아니라 난치병 어린이들을 발굴해 도움을 주기 위한 봉사활동의 일환이기도 했다. 아동보건센터의 설립으로 난치병 어린이 치료를 좀더 체계적이고 사전 예방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라오스에는 제2·제3의 푸타손
아동 사망률 1000명당 98명꼴
체계적인 의료지원 시설 필요

라오스에서는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산간 오지가 많은 지형 특성상 기존 의료시설에 접근할 기회도 턱없이 부족하다. 설사 의료장비가 있더라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의료는 즉시성과 타이밍이 생명이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제2의 푸타손과 같이 가슴 아픈 사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마음, 그것은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 성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먼 나라의 마음이 아니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엄마의 마음이 그 마음이며, 모르는 아이가 위험한 찻길을 건널 때 아이의 손을 잡아주는 마음이 그 마음이다. 또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좌석을 양보하는 마음이 바로 그 마음이다.

우리의 작은 정성과 관심이 라오스 드림센터 안에 아동보건센터의 개설과, 라오스 어린이들에게 체계적인 의료지원 사업을 가능하게 한다. 해맑은 라오스 어린이들의 순박한 눈동자들이 밤하늘의 별빛만큼이나 반짝이길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이운희/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 기획관리부문 차장

라오스의 어린 생명 지켜주세요

한 아이에게 마을이 되어 주세요!

<한겨레>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잇기 위해 설립된 전문모금법인 ‘바보의 나눔’과 공동으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보의 나눔은 한 사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사회 모든 이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라오스지부 드림센터에 아동보건센터를 설립하여 라오스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여러분의 따뜻한 손길을 보내주세요.

‘바보의 나눔’은 민간단체 최초로 법정 기부금 단체로 지정되어 개인의 경우 기부금액의 100%, 법인은 50%까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후원 방법

자동응답전화(ARS): 060-700-1225(한 통화 5000원)

무통장입금: 기업은행 060-700-1225(예금주: 바보의 나눔)

문의

누리집: www.babo.or.kr

후원문의: (02)727-2502

방글라데시 디나지푸르 지역을 다룬 ‘2012 희망나눔’ 기사(<한겨레> 10월11일치 13면)를 보고 모두 416명이 1578만2391원의 온정의 손길을 보내왔다. 바보의 나눔은 자체 지원금을 더해 총 2만달러를 현지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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