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에서 가까스로 후보등록
대법원은 출두·출국금지 명령
대법원은 출두·출국금지 명령
5년간의 ‘자진 망명’ 생활을 끝내고 정계에 복귀하려고 귀국한 파키스탄의 독재자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이 다음달 총선에 가까스로 출마하게 됐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7일 파키스탄 북부 산악도시인 치트랄의 선거관리 당국이 무샤라프 전 대통령의 후보 등록 서류를 접수했다고 보도했다. 치트랄의 관리는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후보 출마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무샤라프는 앞서 남부 카라치와 펀자브 지역의 카수르에 후보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거부당했다. 이슬라마바드도 7일 오후 출마 신청서를 반려했다. 파키스탄에선 복수의 선거구에 동시 출마하는 게 가능하다.
5월11일 치러질 파키스탄 총선은 독립 이후 60여년 만에 선거를 통한 첫 권력 이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토 전 총리의 남편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현 대통령이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과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이끄는 제1야당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가 접전을 펼치리라는 전망이 많다.
무샤라프가 이끄는 전파키스탄무슬림리그(AMPL)가 의미있는 득표력을 보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아에프페>는 내다봤다. 무샤라프는 군사 쿠데타 이후 9년 동안 파키스탄을 통치했으나, 2008년 총선 패배 뒤 망명한 뒤 영국 등을 떠돌다 지난달 귀국했고, 반군 지도자 암살(2006년),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2007년), 대법원장 해고(2007년) 등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파키스탄 대법원은 무샤라프의 2007년 비상사태 선포 등은 반역죄로 기소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9일 대법원에 직접 출석할 것”을 명령하고 출국금지령도 내렸다. 유죄가 인정되면 무샤라프는 최고 사형 또는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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