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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인도서 급식사고로 초등생 20여명 숨져

등록 2013-07-18 20:26수정 2013-07-19 08:40

20여명 병원서 치료…교장은 도망가
조사결과 급식서 살충제 성분 나와
“죽음의 음식이었다.”

인도 일간지 <힌두스탄 타임스>는 17일 살충제가 들어 있는 학교급식 때문에 아들 둘을 잃은 엄마의 오열을 이렇게 전했다. 인도 북부 비하르주의 한 공립 초등학교에서 점심 급식을 먹고 어린이 20여명이 숨지는 ‘최악의 급식 사고’가 터졌다.

<로이터> 통신은 비하르주의 차프라행정구 마슈라크마을의 학교에서 16일 점심으로 쌀밥과 콩요리를 먹은 48명의 아이 중 20여명이 숨지고 나머지 학생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숨진 아이들 가운데 19명은 사인 조사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운동장 안팎에 서둘러 매장됐다고 <비비시>(BBC)가 전했다.

비하르주는 네팔과 국경을 마주한 곳으로 인도에서도 최빈곤 지역으로 꼽힌다. 인도는 만연한 가난으로 굶는 어린이들을 위해 1960년대에 타밀나두주를 시작으로 무상급식을 해왔으며, 1억2000만명의 학생들이 이 혜택을 받고 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병원 당국은 음식에 살충제가 섞여 있었다고 밝혔다. 병원은 살충제 성분인 인산염에 중독된 아이들에게 해독 치료를 하고 있다.

<힌두스탄 타임스>는 경찰의 말을 따서 식재료가 살충제 용기에서 오염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 학교 교장의 집을 수색해 보니 채소가 살충제·거름과 함께 쌓여 있었고, 음식에 쓰이는 겨자기름을 살충제 용기에 담아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이들은 학교 주방에서 일하는 요리사가 조리 전에 식재료 용기 문제로 교장과 말싸움을 벌였다고 증언했다. 말다툼 끝에 교장의 지시에 따라 음식을 만든 요리사 또한 점심을 먹은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교장은 다른 교사 몇명과 함께 달아났다.

<인디아 타임스>는 이번 비하르주의 급식 사고가 최악이긴 하지만, 부정부패, 느슨한 보건 안전 기준과 관리 소홀 등으로 인도에선 급식 사고가 빈번하다고 전했다. 교사들이 급식 아이들 수를 부풀리거나 식재료 비용을 착복하는 비리도 공공연히 벌어진다.

분노한 차프라의 주민들은 돌과 몽둥이를 들고 거리로 나와 경찰 버스에 불을 지르고 경찰서 기물을 파손했다. 비하르주의 야당인 바라티야 자나타당(인도인민당)은 공격의 화살을 당겼다. 비하르주 당국이 희생자의 가족들에게 3400달러씩 배상하겠다고 밝히자 “아이들을 병원에 보내 치료를 받는 데는 늑장을 부리며 입막음용 위로금 지급만 서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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