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 쪽도 전국서 맞불시위
한국 포함 45개국 ‘여행주의보’
한국 포함 45개국 ‘여행주의보’
타이 반정부 세력이 13일 방콕 교통과 정부 기능을 마비시키는 ‘셧다운’ 시위를 벌이기로 한 가운데 친정부 세력도 전국에서 대응 시위에 나서기로 선언했다고 <로이터> 등이 12일 전했다.
잉락 친나왓 총리 퇴진에 이은 중립적 과도정부 구성과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조기총선 연기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는 13일 방콕 시내 주요 지점 20곳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는 정면충돌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내전 발발 우려는 일축했다. 그는 이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내전이 된다면, 나는 포기하겠다”며 “국민들의 생명은 나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누군가 내전을 부추긴다면, 나는 사람들에게 귀가하라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반정부 시위대 쪽은 공항이나 대중교통 시설은 습격하지 않을 것이며 구급차의 통행도 허가하겠다고 약속했다.
반정부 시위대에 맞선 친탁신 진영으로 레드셔츠 운동단체인 독재저항민주연합전선(UDD)은 방콕 인접 지역 등 전국 50개 주에서 친정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반정부 시위대와 정면충돌하지 않기 위해 방콕과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남부 지방에서는 시위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이처럼 정국 불안이 커지면서 타이 정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역사가 있는 군부가 쿠데타에 나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한층 커지고 있다. 타이 쁘라윳 짠오차 육군참모총장은 지난해 말 쿠데타 가능성에 대해 “문은 열려 있지 않지만, 닫혀 있지도 않다”는 애매한 대답을 해서 파문을 불렀으나, 이번 사태에 앞서선 군부 개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타이 정부는 13일 방콕 시내 주요 정부기관, 방송사 등의 경비와 교통 통제를 위해 경찰 1만5000여명과 비무장 군병력 8000여명을 배치한다.
한편 셧다운 시위를 앞두고 45개국이 자국민에게 방콕 여행 주의를 당부했다. 12일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한국, 미국, 쿠웨이트 등 45개국이 자국민들에게 타이에서 정치적 성향을 상징하는 붉은색 옷이나 노란색 옷을 입지 말고, 시위 장소 접근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타이에서 노란색은 반정부 시위대인 옐로셔츠를, 붉은색은 친정부 시위대인 레드셔츠를 상징한다. 방콕 주재 한국대사관 역시 누리집 등을 통해 셧다운 시위 기간에 교민과 관광객에게 시위 장소 접근을 피하고 신변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방콕 주재 미국대사관은 현지에 머무는 교민과 관광객에게 2주 분량의 식료품, 식수, 의약품과 일주일치 현금을 준비해 놓을 것을 권고했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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