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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타이 군부 쿠데타 선언…권력장악

등록 2014-05-22 21:25수정 2014-05-23 00:34

쁘라윳 짠오차(가운데) 타이 육군참모총장이 22일 육군회관에서 해·공군 참모총장, 경찰총수 등과 함께 군부가 통제권을 장악한다는 내용의 쿠데타 선언을 하는 텔레비전 앞에 언론사들의 마이크들이 놓여 있다. 방콕/EPA 연합뉴스
쁘라윳 짠오차(가운데) 타이 육군참모총장이 22일 육군회관에서 해·공군 참모총장, 경찰총수 등과 함께 군부가 통제권을 장악한다는 내용의 쿠데타 선언을 하는 텔레비전 앞에 언론사들의 마이크들이 놓여 있다. 방콕/EPA 연합뉴스
정파간 타협실패 후 전격발표
국가평화유지위, 정부 청사 장악
친정부·반정부 지도자 등 체포
친 탁신 시위대는 “맞서겠다”
타이 군부가 22일 쿠데타를 선언하고 정권을 장악했다.

쁘라윳 짠오차(60) 타이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오후 텔레비전으로 전국에 생중계된 연설에서 “신속하게 국가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타이 육군, 공군, 경찰로 구성된 국가평화유지위원회가 5월22일 오후 4시30분을 기해 권력을 장악했다”고 선언했다고 <네이션> 등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보도했다. 타이 군은 정부 청사 등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쁘라윳 참모총장은 왕비 근위 부대 출신의 왕당파로 2010년 시위대를 강경 진압한 바 있다. 당시 90여명이 숨졌다.

타이 군부는 이미 지난 20일 계엄령을 선포했으며, 방콕 시내에 중무장한 병사들을 배치한 상태였다. 군부는 계엄령 선포 이틀 뒤인 이날 각 정파간 타협에 실패했다며 직접 권력을 장악했다. 이날 정부와 친정부 시위대, 반정부 시위대 등 각 정파의 대표들은 쁘라윳 총장의 소집으로 이틀째 정국 타개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자 쁘라윳 총장은 회의장을 떠났고 곧이어 군인들이 들이닥쳐 반정부 시위 지도자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와 시위 지도자, 몇몇 정치인을 육군회관 옆에 있는 제1보병 연대로 데려가 구금했다. 이어 쁘라윳 총장이 텔레비전에 등장해 쿠데타를 선언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지난해 11월 반정부 시위로 시작돼 6개월 넘게 계속된 타이의 정치 위기는 군의 전면 등장으로 이어졌다. 1932년 입헌군주제가 도입된 뒤 군부의 19번째 쿠데타다. 쁘라윳 총장은 20일 “계엄령 선포가 쿠데타를 뜻하는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나, 이틀 만에 뒤집었다. 군부는 군대와 장갑차를 보내 시위대를 해산시키겠다고 밝혔으나, 친탁신 시위대는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계속 시위를 벌이겠다고 맞서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왕실과 보수적 엘리트 계층을 대변하면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과 대립해온 군은 선거를 치르지 않고 직접 차기 총리를 지명하는 쪽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초 타이 헌법재판소에 의한 탁신 전 총리의 동생 잉락 친나왓의 총리직 박탈 이후 타이 정국은 대결로 치달았다. 반탁신, 친왕실 성향의 국민민주개혁위원회(PDRC·노란셔츠) 쪽은 상원을 통한 ‘선출되지 않은 총리’ 임명을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해 왔다. 이에 맞서 친탁신 세력인 반독재민주연합(UDD·붉은셔츠)은 과도정부 유지와 조속한 선거를 요구하며 맞불 시위를 벌여 왔다. 지난해 11월 이후 시위 사태로 지금까지 적어도 28명이 숨졌다.

친탁신 세력 쪽의 니왓탐롱 과도정부 총리대행은 원래 7월20일 예정이었던 총선을 늦춰 8월에 실시하자는 타협안을 내놨으나, 이번 쿠데타로 총선은 물건너갔다.

군부는 현 과도정부를 해산한 뒤 전통적 엘리트층에 정국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2006년 9월 쿠데타로 탁신 총리를 축출한 군부는 1년3개월여 정국을 장악한 뒤 선거를 치렀다. 하지만 2007년 12월 실시된 총선에서 탁신 지지세력이 연대한 ‘국민의 힘’이 승리를 거뒀고, 이듬해 5월 반탁신 노란셔츠 시위대가 재등장했다. 정국이 요동치자, 군은 다시 움직였다. 계엄령을 선포한 군은 헌법재판소가 친탁신계 ‘국민의 힘’ 소속 3개 정당 해산을 결정하자, 전통적 엘리트 집단을 주축으로 한 민주당 쪽에 정권을 내맡겼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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