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시절 서방세계에 대한 독설로 유명했던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미국을 겨냥해 또 한번 `쓴 소리'를 해 시선을 모았다.
3일 말레이시아의 국영 베르나마 통신 보도에 따르면 마하티르 전 총리는 전날 `세계 이슬람 경제포럼(WIEF)' 오찬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기술적으로는 망한 나라"라고 일갈했다.
마하티르는 미국이 현재 재정과 무역에서 `쌍둥이' 적자를 내고 있으므로 기술적으로는 파산한 상태인데도 초강대국이라는 지위 때문에 파산 선고를 받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말레이시아와 같은 나라들이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틀림없이 파산 선고가 내려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하티르는 WIEF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도 "미국은 기술적으로 파산국"임을 지적하면서 사정이 이런데도 왜 많은 이슬람 국가들이 아직도 미 달러화로 무역을 하고 싶어하는 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그는 "내가 이슬람 국가들 사이의 무역에는 미 달러화 대신 금화를 사용하자고 제의했을 때 관심을 보인 이슬람 국가가 한 곳도 없었다"며 이슬람 국가들 간의 무역에 미 달러화 대신 유로화나 엔화와 같은 다른 통화를 사용하자는 제의도 한 적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한때 `1유로 당 80센트였던 미 달러화의 가치가 지금은 1유로 당 1.30달러로 떨어져 이슬람 국가들이 무역에서 달러 당 50센트 씩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마하티르는 미국의 파산 문제에 대한 처방으로 "과다한 군비 지출 중단"을 제시했다.
마하티르는 지난 1일 저녁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에 대해서는 테러 퇴치에 재래식 전쟁은 효용성이 없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테러 퇴치의 경우 "한 나라를 패배시키고 나중에 평화조약을 체결할 수 있는 재래전이 아니다"며 테러의 근본 원인을 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부 특파원 sungboo@yna.co.kr (방콕=연합뉴스)
그는 테러 퇴치의 경우 "한 나라를 패배시키고 나중에 평화조약을 체결할 수 있는 재래전이 아니다"며 테러의 근본 원인을 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부 특파원 sungboo@yna.co.kr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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