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최근 납치를 가장한 전화 사기가 극심한 가운데 '아빠, 엄마 살려줘'를 전문적으로 외치는 소녀가 체포됐다고 대만 일간 연합보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대만 북부 타오위안 경찰은 지난 9월말 천융창(23)과 그의 여자친구인 황 모(17) 양을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천 씨는 지난 6월부터 "댁의 아들(딸)이 빌려간 돈을 갚지 않아 지금 여기 잡혀있다"라는 전화를 걸고 황 양은 전화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아빠, 엄마 살려줘"를 외치는 수법으로 마치 납치를 당한 것처럼 꾸며 온라인으로 돈을 입금 받는 수법으로 매달 평균 20여건, 200여만 대만 달러(한화 6천만원 상당)를 챙긴 혐의다.
황 양은 중학교 졸업 후 PC방에서 떠돌다 천 씨와 사귄 뒤 사기 행각에 가담한 대가로 매달 2만 대만달러(한화 60만원 상당)씩 받아 왔다.
황 양은 "사람들이 금방 속아 넘어가 돈 뜯기가 쉬웠다"고 말했다.
대만 법원으로부터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황 양은 사기 집단의 두목은 따로 있으나 정확한 신분은 모른다면서 납치된 아들 노릇을 하는 소년도 있다고 말했다.
필수연 통신원 abbey2@yna.co.kr (타이베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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